박형규 목사(가운데 선 이) 등 사회 각계 원로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재단에서 ‘이명박 정부의 획기적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임기란 민가협 전 상임의장, 배종렬 전 전농 의장, 배다지 민족회의 상임의장, 조화순 목사, 박 목사, 김병상 몬시뇰 신부, 이해동 목사, 이창복 전 의원,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배은심 유가협 대표.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박형규 목사, 한완상 전 부총리 등 각계 원로들은 5일 ‘2009 위기의 해를 맞는 각계인사 시국기자회견’을 열어 “위기 극복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이명박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에서 106명이 서명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위기 때 정부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으며 신뢰를 받아야 하지만, 지난 1년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은 많은 실망을 안겼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대담한 정책 전환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로들은 사회 분열을 확대한 현 정부의 실책으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흔든 ‘건국 60년’ 논란 △‘부자 정부’라는 논란을 부른 감세정책 △재벌과 거대신문들의 방송 장악 위협 등을 들었다.
이들은 최근 국회 파행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대화나 협상으로 국정을 의논해 나가야지, 한번 강압적 공권력에 의존하게 되면 폭력의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예견되는 북-미 관계의 진전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행보가 되어서는 민족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상생과 공영’의 대북 정책을 당부했다. 참여 인사들은 더불어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민주적 시장경제’를 이 땅에 확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이날 시국 기자회견에는 정광훈 진보연대 상임대표,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소설가 황석영씨,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씨 등이 참여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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