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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초대형 유조선도 납치
공포의 소말리아 해적

등록 2008-11-18 20:44수정 2008-11-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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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억원 원유 실은 사우디 선박
사상 최대 해상납치…25명 억류
소말리아 해적들이 거대 유조선에까지 손을 뻗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유조선(VLCC) 시리우스 스타가 15일(현지시각) 케냐의 항구 도시 몸바사에서 450해리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됐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미국 해군 제5함대의 네이선 크리스텐슨 대변인은 “이제껏 납치된 선박 중 가장 큰 규모이며, 가장 먼 바다에서 공격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석유회사 아람코의 소유인 시리우스 스타는 200만배럴의 원유(1430억원 상당)를 싣고 페르시아만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던 중이었다. 해적들은 납치한 선박을 이끌고 소말리아 북부 푼틀란드 자치주의 에일항으로 향하고 있으며, 승선 선원 등 25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하루 원유 생산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원유를 실은 이 선박의 피랍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12월 인도분 텍사스 경질유는 장중 한 때 배럴당 1달러 오른 58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능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말리아 해적의 올해 선박 공격 건수는 63건으로, 유조선이 납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납치된 선박은 길이 330m, 중량 31만8천톤급 초대형 유조선으로, 항공모함의 세 배 규모다. 그동안 해적들이 주로 건현(수면에서 상갑판 위까지의 수직 거리)이 낮아 오르기 쉬운 어선과 상선을 주 타깃으로 삼아 왔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번 사건은 해적들이 공해상에 대형 모선을 띄워놓고 위성전화와 지리정보시스템(GPS), 로켓포 등으로 무장해 대형 선박들로 공격 대상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납치 장소도 케냐 몸바사에서 남동쪽으로 450해리나 떨어진 먼바다다. 소말리아 아덴만을 활동 무대로 삼던 해적들이 최근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는 증거다. 사이러스 무디 국제해사국(IMB) 사무국장은 “아덴만 근처에서 국제 사회가 경계를 강화하자 감시 활동을 펼치기 힘든 먼바다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991년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정부가 몰락한 뒤 출몰한 소말리아 해적은 지난 9월 러시아제 무기를 가득 실은 우크라이나의 화물선 파이나가 납치되면서 국제 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 파이나의 피랍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아덴만에 군함을 파견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함 7척도 소말리아 해역에 진입해 순찰에 들어갔다.

브라이트 루비 선원들이 납치됐다가 풀려난 지 한 달여 만에, 한국인이 승선한 일본 상선이 지난 15일 또 납치되자 한국 정부도 소말리아 해상에 충무공 이순신함을 파병하기 위해 12월 국회에 파병 동의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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