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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보스턴 ‘빅딕’의 빛과 그림자

등록 2008-10-19 22:06

보스턴 빅딕을 달리는 차량들이 자킴대교~항구 구간 지하고속도로로 진입하고 있다. 나무가 자라는 지상공원은 고가도로가 철거된 뒤 만들어진 것이다.
보스턴 빅딕을 달리는 차량들이 자킴대교~항구 구간 지하고속도로로 진입하고 있다. 나무가 자라는 지상공원은 고가도로가 철거된 뒤 만들어진 것이다.
지하도로 파고 지상공원 만들어…막힘없이 쌩쌩
연방정부 지원 미비해 주민 부담 커지는 ‘후유증’
지난달 7일 뉴욕발 보스턴행 버스는 고속도로를 따라 보스턴 초입에 다다른 뒤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빅딕’으로 불리는 지하도로로 들어섰다. 버스는 10여분 뒤 서부터미널에 도착했다. 뉴욕에서는 터미널에서 고속도로까지 비슷한 거리를 벗어나는데 40여분이 걸렸다. 보스턴 거리는 교통 막힘 현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빅딕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도시 재개발을 일컫는 별칭으로 땅을 크게 팠다는 뜻이다. 애초 프로젝트의 이름은 ‘중심 동맥 및 항구 관통 터널공사’다. 이 사업은 1991년부터 보스턴 외곽과 도심 사이(약 26㎞)를 연결하는 6차로 도로를 8~10차선으로 넓히고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지하도로를 건설해 607㎦의 공원과 90만㎡의 녹지를 만든 뒤 지난해 12월 종료됐다.

보스턴 빅딕 지하고속도로를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다. 편도 5차로인 이 도로는 곳곳에 진·출입로가 있어 도심 교통 막힘 문제를 해결했다. 송인걸 기자
보스턴 빅딕 지하고속도로를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다. 편도 5차로인 이 도로는 곳곳에 진·출입로가 있어 도심 교통 막힘 문제를 해결했다. 송인걸 기자
빅딕은 도심 한복판을 지나던 옛 93번 도로 구간(5.6㎞) 지하화를 비롯해 I-90 터널(소머빌~시가지, 6.5㎞), I-93(차이나타운~동부 보스턴, 6.5㎞) 등이 주요 구간이다. 빅딕 공사로 찰스강을 가로지르는 2개의 사장교가 새로 놓이고 공항~시가지는 윌리엄스 해저터널, 중심가에는 자킴대교가 건설됐다. 터널공사로 발생한 흙은 옛 매립장에 쌓아 골프장을 만들었다.

이 사업은 1950년대 건설된 고가도로가 교통 장애의 원인이 되자, 1982년 ‘차 막힘 없는 도심 공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보스턴 건설’을 목적으로 공식 논의가 시작돼 1987년 연방의회의 승인을 거쳐 4년 뒤 착공했다. 빅딕은 인근 지역, 도로와의 접근성 등을 고려한 가상 실험을 통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를 예측해 차로를 하나씩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돼 교통 장애를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빅딕은 ‘주거와 업무 등 기능을 높여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21세기형 개발 프로젝트’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한국 청계천 복원 사업에도 참고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공사비. 애초에는 연방의회가 사업을 승인해 정부가 공사비 147억달러(우리돈 17조원)의 90%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27%(40억달러)만 지원해 107억달러가 매사추세츠 주민의 몫이 됐다. 2038년까지 이를 갚지 못하면 이자 70억달러가 더해져 부담은 220억달러로 늘어난다.

뉴욕 디에이그룹 도시설계팀 정종대 부사장은 “‘빅딕은 계륵이며 시가 엄청난 사업비를 들여 도로 주변 건물주, 건설업체, 교통관련 업체에 이익을 줬다’고 비판하는 보스턴 시민도 적지 않다”며 “사업 실행에 앞서 비용편익을 충분히 분석하는 등 위험 요소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보스턴/글·사진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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