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보멜라(사진)
한국 찾은 짐 보멜라 국제기자연맹 회장
“정권·자본 방송장악, 세계적 위기”
언론위협 맞선 원칙·저항정신 강조 “당장이라도 <와이티엔>(YTN) 투쟁 현장에서 해직된 기자들을 만나고 싶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요청한다면 당장 조사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기자협회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짐 보멜라 국제기자연맹(IFJ) 회장은 노조원의 대량 징계로 이어진 와이티엔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그의 조사단 파견 용의 발언에 대해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은 내부에서 의견조율 뒤 파견 요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언론장악이라고 생각하면 그게 언론장악이다. 맞서 싸워야 한다.” 보멜라 회장은 “갈수록 정권 비판이나 기업비리에 대한 심층 추적보도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권과 자본의 방송장악은 한국 언론만의 위기가 아니다. 전세계적인 위기다”라고 개탄했다. “언론이 다원화되지 못하고 소수의 자본가에게 소유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언론을 기업의 이윤수단으로 여겨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이라는 저널리즘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영국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보멜라 회장은 15년 동안 국제기자연맹 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0년까지다. 지금도 일간지 <가디언>이나 정치 주간지 <트리뷴> 등에 왕성한 기고활동을 하고 있다. 1926년 창설된 국제기자연맹은 현재 114개국 기자 60여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언론인 연대 단체다. 그는 기자가 지녀야 할 최고 덕목으로 네가지를 꼽았다. 진실성, 독립성, 신뢰성, 공익성이 그것이다. 시대나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없는 저널리즘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연맹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이 노골화되던 지난 8월초 ‘한국 언론에 대한 정부의 정치적 간섭’을 비난하는 항의성명을 냈다. 현 정권의 언론 장악 기도에 맞서 한국의 언론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는 “부당한 현실에 맞서고 뭉쳐라. 그러면 이길 것”이라고 했다.
보멜라 회장은 저널리즘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로 유럽 기자들이 거리로 나서 벌이고 있는 ‘보도기준 운동’(standard for journalism)을 소개했다. 보도기준을 세우자는 이 운동은 소유집중으로 인한 여론독과점 폐해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한편, ‘민주주의 엔진’인 언론이 외부 상황으로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자기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전세계적인 기자살해, 인권탄압, 언론의 독과점화에 대항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멜라 회장은 “10년간 1천명의 기자가 사망했으며, 매주 2명씩 죽어나갔다”며 전체주의 국가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기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미 국가에서도 많은 언론인이 “정보원을 밝히라”는 재판정의 요구에 저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기자연맹은 지난해 유엔 차원의 각국 정부 언론인 탄압 진상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올해 아시아기자협회 포럼의 주제인 ‘기후변화’와 관련해 그는 “환경과 과학을 다루는 지면이 광고가 안붙는다는 이유로 위축돼 기후변화의 중요한 이슈들이 묻히고 있다”면서 대안으로 블로그나 온라인뉴스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언론위협 맞선 원칙·저항정신 강조 “당장이라도 <와이티엔>(YTN) 투쟁 현장에서 해직된 기자들을 만나고 싶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요청한다면 당장 조사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기자협회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짐 보멜라 국제기자연맹(IFJ) 회장은 노조원의 대량 징계로 이어진 와이티엔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그의 조사단 파견 용의 발언에 대해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은 내부에서 의견조율 뒤 파견 요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언론장악이라고 생각하면 그게 언론장악이다. 맞서 싸워야 한다.” 보멜라 회장은 “갈수록 정권 비판이나 기업비리에 대한 심층 추적보도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권과 자본의 방송장악은 한국 언론만의 위기가 아니다. 전세계적인 위기다”라고 개탄했다. “언론이 다원화되지 못하고 소수의 자본가에게 소유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언론을 기업의 이윤수단으로 여겨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이라는 저널리즘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영국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보멜라 회장은 15년 동안 국제기자연맹 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0년까지다. 지금도 일간지 <가디언>이나 정치 주간지 <트리뷴> 등에 왕성한 기고활동을 하고 있다. 1926년 창설된 국제기자연맹은 현재 114개국 기자 60여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언론인 연대 단체다. 그는 기자가 지녀야 할 최고 덕목으로 네가지를 꼽았다. 진실성, 독립성, 신뢰성, 공익성이 그것이다. 시대나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없는 저널리즘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연맹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이 노골화되던 지난 8월초 ‘한국 언론에 대한 정부의 정치적 간섭’을 비난하는 항의성명을 냈다. 현 정권의 언론 장악 기도에 맞서 한국의 언론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는 “부당한 현실에 맞서고 뭉쳐라. 그러면 이길 것”이라고 했다.
보멜라 회장은 저널리즘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로 유럽 기자들이 거리로 나서 벌이고 있는 ‘보도기준 운동’(standard for journalism)을 소개했다. 보도기준을 세우자는 이 운동은 소유집중으로 인한 여론독과점 폐해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한편, ‘민주주의 엔진’인 언론이 외부 상황으로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자기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전세계적인 기자살해, 인권탄압, 언론의 독과점화에 대항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멜라 회장은 “10년간 1천명의 기자가 사망했으며, 매주 2명씩 죽어나갔다”며 전체주의 국가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기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미 국가에서도 많은 언론인이 “정보원을 밝히라”는 재판정의 요구에 저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기자연맹은 지난해 유엔 차원의 각국 정부 언론인 탄압 진상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올해 아시아기자협회 포럼의 주제인 ‘기후변화’와 관련해 그는 “환경과 과학을 다루는 지면이 광고가 안붙는다는 이유로 위축돼 기후변화의 중요한 이슈들이 묻히고 있다”면서 대안으로 블로그나 온라인뉴스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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