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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감사원, MB시장때 의혹 감사대상 제외

등록 2008-08-17 21:22

AIG 특혜의혹 빠뜨리고 상암DMC 분양비리는 ‘주의’ 처분
“알아서 기는 행태” 비난…감사원 “검찰조사 중 제외” 해명
감사원이 서울시 감사를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처리된 서울 상암동디지털센터(DMC)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단지 특혜 분양 의혹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거나 아예 감사대상에서 제외해 “눈치보기 감사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서울시를 상대로 실시한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열 달 만인 지난 8일 발표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16건의 처분요구 결과를 보면, 감사원은 상암동 디지털센터 특혜분양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한독산학이 2004년 4월 유치 목적에 맞는 업종의 용도로만 제한된 오피스텔 한 동을 규정을 어기고 일반인에게 분양한 것만 문제 삼아 서울시에 ‘주의 조처’만 내렸다. 반면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달 15일 ㈜한독산학 전무이사 이아무개(48)씨와 전 서울시청 디지털센터 사업기획팀장 임아무개 사무관을 각각 업무상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해, 감사원 감사와 대조를 보였다.

감사원은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제기한 에아이지(AIG) 금융그룹 유치계약에 따른 특혜 의혹 등은 감사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05년 4월 미국 금융그룹 에이아이지 아시아본부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 유치하는 것을 전제로 대지 3만3천㎡을 99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에이아이지 쪽과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으나, 한국 유치 건물이 에이아이지 부동산투자회사 한국사무소이고 2015년 이후 에아이지가 마음대로 매각할 수 있도록 계약이 맺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상암동 디지털센터 의혹 등은 특검과 검찰에서 수사를 했다”며 “검찰이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이중 감사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이들을 감사대상에서 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이런 해명은 올 초 공기업 경영감사 예비조사 결과 상당수 공기업 기관장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뒤 파상적으로 공기업 감사를 밀어붙였던 점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감사원이 정권의 치부를 드러낼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알아서 기는 비굴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헌법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처사로 조직 스스로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림 이정훈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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