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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대통령 `건국60년’ 깃발로 지지층 결집 노려

등록 2008-08-15 19:51

뉴라이트 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펼침막과 태극기·성조기 등을 들고 ‘이승만 건국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주제로 ‘건국 60주년’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뉴라이트 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펼침막과 태극기·성조기 등을 들고 ‘이승만 건국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주제로 ‘건국 60주년’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양분된 8·15’ 여권 속뜻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8·15 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 주최로 15일 오후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광복 63주년 기념 8·15 민족통일대회’ 참가자들이 “6·15 공동선언 실천, 민족 자주 실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8·15 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 주최로 15일 오후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광복 63주년 기념 8·15 민족통일대회’ 참가자들이 “6·15 공동선언 실천, 민족 자주 실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축사 “나라 회갑” 등 건국 10회 강조
‘광복’ 관련은 모두 두차례 언급 그쳐

정부의 올해 8·15 행사는 ‘광복절’이 아니라, 철저한 ‘건국 60년’ 행사로 치러졌다.

정부가 15일 광화문에서 연 기념식의 명칭은 ‘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중앙경축식’으로 ‘광복절’을 앞세웠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광복’과 관련해 “임시정부와 광복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계승되는 순간 …”,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던진 순국선열 …”의 두 구절만 스치듯 언급했다.

나머지는 온통 ‘건국 60년’이었다. 이 대통령은, “나라의 회갑”이라는 표현을 포함해 ‘건국 60년’을 모두 10차례나 등장시켰다. 그에 맞춰 ‘새로운 60년’, ‘앞으로 60년’ 등도 다섯 차례 나왔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건국 60년’을 이처럼 강조한 것은 보수성향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건국절’ 담론은 2003년 8·15부터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단체들이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 기념 행사를 열면서 불이 붙었다. 이승만의 친미·반공주의와 박정희의 산업화를 강조해 온 뉴라이트 진영은 지난해 ‘건국 60년 기념사업추진위’를 꾸렸고, 보수언론도 올해 대형 기획물을 통해 ‘건국 60년’을 대대적으로 선전·홍보해 왔다.

이 대통령은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 2월 취임사에서 올해를 ‘건국 60년’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도록 지시했다. 세 야당이 이날 정부 행사에 불참하고, 진보적 시민단체가 별도의 광복절 기념행사를 연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기본’, ‘안전’, 법과 원칙’, ‘신뢰’ 등 상대적으로 보수코드에 가까운 개념들을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 임기 초반 6개월의 수세 국면을 벗어나, ‘건국 60년’을 계기로 지지세력을 묶어세워 공세로 전환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청와대는 이런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이번 행사와 대통령 경축사를 준비한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은 ‘광복-건국’ 논란에 대해 “60년이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해서 한번쯤 힘을 모으는 계기로 삼자는 의도일 뿐”이라며 “이념적인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도 지난 1998년 8·15 경축사에서 이 해를 ‘대한민국 50년’이라고 규정했고, ‘제2의 건국’ 운동까지 벌였다”며 “그런 전례를 참고해 이번 행사에 ‘건국 60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과 한 청와대 오찬에서 한 참석자가 ‘광복절을 지켜 달라’고 건의하자 “‘광복절이 없어지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광복 없이 건국이 있을 수 없는데 어느 누가 광복절을 소홀히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보수 진영에서 8·15를 광복으로 볼 것이냐, 건국일로 볼 것이냐는 논쟁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이날 경축사는 보수진영의 ‘1948년 8월15일 건국’ 담론에 확실히 손을 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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