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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쓰비시, 한국로켓사업 수주 안돼”

등록 2008-07-18 18:15

18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앞에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일본인 회원들과 이금주 일제강점하강제동원 피해자유족회장 등 한국 쪽 관계자 등 20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앞에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일본인 회원들과 이금주 일제강점하강제동원 피해자유족회장 등 한국 쪽 관계자 등 20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 본사앞 일제 강제노역 항의시위 1주년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의 로켓 발사사업에 참여하려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미쓰비시가 절대 수주해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은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채 미래로 나갈 수 없다.”

18일 오전 11시 한국인과 일본인 20여명이 참여한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 금요침묵시위 1주년 현장.

1944~45년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 항공제작소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조선의 12~14살 어린 소녀 4명의 앳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든 니시 히데코(71·여)는 “미쓰비시가 수주하지 못하면 조금은 반성하게 될 것”이라고 한국 정부에 ‘당부’했다.

일본 최대 군수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이 ‘조선여자근로정신대’ 300여명의 강제 노역, 임금 미지급과 관련해 당시 피해자 7명에게서 1998년 소송을 당했으나 “당시 회사와 지금 회사는 다르다”며 관련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 나고야 고등재판소는 지난해 5월31일 조선여자근로정신대가 속아서 끌려와 과도한 노역에 시달리며 임금을 못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1965년 한일 청구권협상을 이유로 미쓰비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현재 미쓰비시중공업은 2009년 발사되는 한국의 우주로켓 발사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어 피해자와 유족들 반발을 사고 있다. 미쓰비시는 헐값을 제시해 러시아보다 수주전에서 우위에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 정부가 지난 14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명기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00년 우연한 기회에 소송을 방청한 자리에서 조선여자근로정신대의 실태를 알고 “일본인으로서 너무 부끄러워 지원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는 니시 히데코는 “종군위안부와 같은 취급을 당할까봐 아이들에게도 얘기하지 못한 그들의 심정을 같은 여자로서 너무 잘 안다”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일본 정부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자 의외로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표현)는 역사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 치하부터 시작된 역사의 문제다. 우리는 다케시마라고 하지만 독도는 확실히 한국 영토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직접 참석한 ‘일제강점하강제동원 피해자유족회’ 이금주(88) 회장은 “나는 미쓰비시중공업이 과거 반성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 우주산업 분야에 참여하려는 것을 한국 국민들이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2년 11월 결혼 2년 만에 남편을 해군 군속으로 빼앗겨 잃어버린 이 회장은 “이 비참한 아픔은 인간으로서 최대·최악의 슬픔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일본과 미쓰비시중공업의 반성을 촉구했다.

1985년부터 근로정신대 문제를 일본과 한국에 알리고 재판지원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다카하시 마코토(65)는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미쓰비시 쪽에 피해자와 그 유족들과 화해할 수 있는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미쓰비시도 압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별도로 진행 중인 소송 대리인인 최봉태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가 일제 피해자의 뜻도 묻지 않고 과거를 묻지 말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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