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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평화의 촛불’ 든 십자가 “고시철회” 행진

등록 2008-07-03 18:48수정 2008-07-07 19:33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마친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과 시민들이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와 찬송을 외치며 서울 태평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마친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과 시민들이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와 찬송을 외치며 서울 태평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
[현장] 시청앞 광장서 ‘기독교 시국기도회’ 열려
[4신 : 3일 오후 10시45분]
37번째 촛불문화제도 충돌없이 평화롭게 마무리
일본 평화순례단 “두달 촛불집회 한국인 놀랍고 감탄”

저녁 9시10분. 57번째 촛불문화제가 막을 올렸다. 거리행진을 마친 뒤였지만 7천여명의 시민들이 시청앞 광장을 지켰다. 사회자 진광수 목사는 “우리는 승리합니다” 라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시민들은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악수를 나눴다.

 오늘 촛불문화제도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자발적인 공연으로 진행됐다. 가수 전경옥씨는 무대에 올라 <힘내라 촛불아> 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는 시민들에게 가사를 불러주고 따라 부를 것을 주문했다. 시민들은 익숙한 멜로디인 듯 전씨의 노래를 쉽게 따라불렀다.

 “힘을 내거라. 땅으로 가야지. 힘을 내거라. 바다로 가야지. 흐린 물줄기. 이따금 만나거든 피하지 말고 뒤엉켜 가거라. 강물아 흘러흘러 바다로 가거라. 맑은 물살 뒤척이며 바다로 가거라.” 

 자유발언에 나선 이은영(25·서울 홍제동)씨는 “이 촛불을 통해 우리의 생명과 평화가 더 극대화 됐으면 좋겠다”며 “한국 사람들 한번 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의 호소에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함께 <아침이슬>을 불렀다.

 이천 아름다운 교회의 신광수 목사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큰 절을 올렸다. 신 목사는 “한국 교회 목사들이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며 “잘못했다. 이제부터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촛불이 꺼지지 않는 한 반드시 재협상 해야 한다”며 “7월 5일까지 재협상 발표 안한다면 우리 스스로 감내 할 수 없고, 지난 한 주간 평화 시위를 했는데 그래도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이전에 했던 것도 다시 할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목사는 “재협상을 실시하라” 훌라송을 끝으로 무대차량을 내려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 일본의 평화순례단이 찾았다. 구아노 야스오(60)씨 등은 무대에 올라 “함께, 일본 사람들이 다섯명 왔습니다”라고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일본 언론이 촛불집회를 폭력집회라는 식으로 보도했는데, 이렇게 참가해보니 ‘비폭력 평화 집회’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며 “두달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을 지켜온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놀랍고 감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일본인들도 이런 민중의 힘으로 운동을 끌어나가려고 노력하겠으며, 이 촛불이 꺼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승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이방인의 칭찬과 격려에 고무돼 큰 박수로 화답했다.

 광우병 기독교 대책회의 최흥국 목사는 시민들이 보내온 격려의 문자 메시지를 소개했다. 최 목사는“‘감사합니다. 기독교가 죽은 줄 알았는데, 목사님들 힘내세요’라는 문자가 오고 있다”며 “하지만 우린 감사 인사 받을 자격이 없고 오히려 죄송하다. 두달 넘게 촛불를 지킨 시민들에게 우리가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10시30분. 꽃다지가 무대에 올라 광장을 한바탕 뒤흔들었다. 꽃다지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자 시민들은 폴짝폴짝 자리에서 뛰며 즐거워했다. 방송사고로 반주가 끊기자 꽃다지는 무반주로 노래를 마쳐 시민들의 앵콜 세례를 받기도 했다.

 10시45분. 사회자가 문화제의 끝을 알렸다. 시민들은 별다른 동요나 아쉬움없이 뿔뿔히 흩어졌다. 집회가 끝난 뒤 김경호 목사는“우리의 주장을 잘 표현한 집회라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줘 고맙고 무엇보다 평화적으로 끝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정석(29·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씨는 “폭력적이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집회 이뤄져서 좋았다”며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비폭력 방식으로 끝까지 촛불을 밝힌다면 정부도 끝내는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집회에는 민주당에서 조배숙, 김영진, 안민석, 전병헌, 전현희, 최영희, 신낙균, 김재윤 의원 등 8명이 참여했고, 민주노동당의 강기갑,곽정숙 의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3신 : 3일 오후 9시10분]
촛불과 장미꽃 들고 거리행진…“평화의 상징”
시민들 “종교인도 국민이니 시위할 수 있어” 응원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촛불을 들고 정부의 쇠고기 고시철회 재협상을 기도하고 있다. 연합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촛불을 들고 정부의 쇠고기 고시철회 재협상을 기도하고 있다. 연합

시국 기도회를 마친 교인들은 목회자들을 맨 앞에 앞세우고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남대문에서 명동, 을지로를 거쳐 시청으로 돌아오는 길을 잡았다. 대열 선두에는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와 진실입니다’(엡 5장 9절)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십시오’(구약성경 신명기 30장 19절)라고 적힌 2개의 펼침막이 보였다. 큰 십자가를 짊어진 목사 2명이 대열을 인도했다.

 전날 신부들의 침묵 행진과 달리 이날 거리행진은 구호가 쩌렁쩌렁 울렸다.

“구속자를 석방하라”,“고시철회 협상무효”

대열 맨 앞에 선 임안택 만성교회 목사는 “비록 위정자이지만 장로라서 참아왔지만 시민들이 피를 흘리면서 진압당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며 “진작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목사들의 행진을 유심히 지켜봤다. 명동을 지날 때 운전자들은 월드컵 경적을 울리면서 응원을 보냈다. 몇몇 시민들은 “동참하지 못해 미안합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민석(32·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종교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시위 할 수 있다”며 “과격하게만 안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회자들의 행진에 거칠게 항의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남대문시장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2명의 시민들이 행진대열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유근호(35)씨는 “대전 내려가야 하는데 시위대 때문에 차를 놓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운전을 하는 김창국(56)씨도 “차가 막혀서 손님들이 다 떨어진다. 시위대 때문에 영업도 못하고 화난다”고 항의했다. 인도에 있는 시민들은 이들이 촛불 시민들과 충돌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았다.

 행진하는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장미꽃을 들었다. 한 수녀는 “베트남 전쟁 당시 골든게이트에 모인 사람들이 총 대신 꽃을 들고 나왔다”며 “장미꽃은 평화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저녁 9시. 행진대열은 아무런 충돌없이 50분만에 다시 시청으로 돌아와 57번째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경찰은 오늘 행진하는 시민들에게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고 교통통제에만 열중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2신 : 3일 오후 8시10분]
기도회 뒤 거리행진…다시 촛불문화제 열기로
“인왕산 근처 대통령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외쳐라”

“하나님이 이곳에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시켜 주시고 광장에 넘쳤던 젊음과 창의를 되찾아주길 바라는 기도를 올리고자 한다. 함께 기도하자.”

 저녁 7시. 시청앞 광장에 모인 기독교인들은 낮고 조용한 기도를 올렸다. 하얀 옷에 빨간 스톨을 두른 목사 200여명이 기도하는 교인들의 맨 앞에 서 있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여기오소서> 란 찬송가 흘러나왔다. 목회자들과 신도들이 차분히 찬송가를 따라 부르니 광장은 여느 교회 예배당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찬송가에 이어 기도가 이어졌다. “하나님. 혹자는 우리가 진보적인 목회자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기도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작고 미천한 인간일 뿐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수줍음 많은 아이처럼 순수한 맑은 미소를 가진 아이이고 싶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늘 실수하고 잘못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 허물 많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주님, 정의를 막는 악행 앞에 침묵해선 안 되는 것이 주님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주님 우리를 용서하십시오.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존재에 합당한 길을 가도록 하시옵소서.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크게 소리쳐 밝히지 못한 죄, 주님 용서하소서.”

  기도가 끝나자 연두색 옷을 차려 입은 7명의 아이들이 오카리나로 찬송가 <아름다운 것들>을 연주했다. 맑은 피리소리가 시청앞 광장에 울려 퍼졌고, 시민들은 조용히 아이들의 연주를 지켜보았다.

  7시30분. 김경호 목사가 국민주권선언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없어서 짓밟히고 가난해서 신음하니 나 당장 일어서리라. 주님의 말씀 이러하시니, 국민주권선언을 위해 기도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하나님, 대한민국 헌법 1조는 그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이 위대한 외침을 이명박 대통령은 외면하고 명박산성 너머 숨어 한반도 대운하와 747경제성장의 복음을 외치며 참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습니다.(중략) 내가 먹을 음식이 안전한지 판단할 권리가 국민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자기 생명을 지키려고 검역체계를 세우고 검역주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전면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국민은 이 나라의 주인이란 것을 촛불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의 뜻과 역사의 진로는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을 촛불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평화의 하나님. 이 백성의 절절한 호소를 들어주시옵소서.(중략) 아멘.”

   행사를 주최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임명규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임 목사는 “국민과 소통을 해야 할 정부가 국가 정체성 운운하며 촛불 민심을 공권력으로 막고, 폭력 사태의 직접 책임이 없는 시민단체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들을 체포하는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8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광우병 기독교 대책회의는 함께 ‘현 시국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을 발표했다. 대책회의는 “검찰, 경찰은 폭력 진압을 멈추고 연행자와 구속자를 석방해야 한다”며 “현 시국을 염려하는 기독교는 촛불 민심을 받들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생명과 평화의 세상이 열리도록 최선을 노력을 경주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8시10분. 짧은 기도회가 끝나자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며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김경호 목사는 “오늘은 구호 외칠 사람은 외치라. 기왕 하려면 인왕산 근처 대통령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외쳐 달라”고 주문했다. 주최쪽은 숭례문, 명동, 종로, 시청으로 행진을 벌인 뒤 시청앞 광장에서 다시 촛불문화제를 열겠다고 시민들에게 알렸다. 허재현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십자가를 들고 정부의 쇠고기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십자가를 들고 정부의 쇠고기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

[이모저모] ‘이명박 교체 작업 안내’ 손팻말 나붙어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서울시가 설치해 놓은 ‘서울광장 잔디 교체작업 안내’ 표지판이 ‘이명박 교체 작업 안내’ 손팻말로 바뀌어 시민들이 폭소를 자아냈다.  시민들은 표지판에서 ‘서울광장 잔디’라고 쓰인 부분을 ‘이명박’ 이라고 바꿔 ‘이명박 교체 작업 안내’ 표지판으로 바뀐 것. 표지판 밑에는 재치있는 낙서가 붙어 있다. “서울광장 잔디(이명박)가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돼 전면 교체작업을 실시합니다. 잔디(이명박) 전면 교체 작업 기간 :2008년 6월 23(월)~6월 29일(일)”

 표지판 밑에는 ‘7월 5일 오후 5시 시청으로. 촛불아 모여라!’라고 쓰인 손팻말 두개가 붙어 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이명박 교체 작업 안내’표지판을 보며 “재밌네”라며 키득거렸다.

 

시청앞 광장 천막은 계속된다

서울 시청앞 광장주변에 농성 천막들이 다시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울시청이 광장 주변 농성 천막을 강제로 철거한 지 일주일 만이다. 꿈마을 교회가 설치한 ‘종교개혁과 부패언론권력 반대 서명’, ‘이명박탄핵을위한범국민운동’ 천막, 사제단의 단식 천막, 진보신당 천막 등 7개의 천막이 광장 주변에 버티고 있다.

 진보신당 장석준 정책팀장은 “시청앞 광장은 공공의 공간이고 국민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광장을 사용하는 것은 극히 정당한 일”이라며 “시청이 행정편의적으로만 보기보단, 시민 공공성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재현 기자

 

[1신 : 3일 오후 6시30분]
경찰, 서울광장 진입 제지 않은채 평화롭게 진행
목사 300여명 침묵시위…한쪽에선 ‘평화 학 접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십자가를 들고 정부의 쇠고기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와 재개에 반대해 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십자가를 들고 정부의 쇠고기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에 이어 3일에는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기독교계가 촛불을 든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주최 ‘국민존엄 선언과 평화집회 보장을 위한 기독교 시국 기도회’와 57번째 촛불문화제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다.

기도회를 앞둔 저녁 6시30분. 화창한 날씨 속에 찬송가가 광장 곳곳에 울려퍼지고 있다. 1천여명의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시국기도회’를 기다리고 있다. 성가대를 자원한 시민 20여명이 무대 앞에 모여 성가 연습에 한창이다. 무대는 프레지던트 호텔쪽에 있는 5톤짜리 트럭 위에 차려졌다. 경찰버스는 눈에 띄지 않고, 전경들도 시민들의 광장 진입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지난 28일 경찰의 폭력진압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보며 공안정국이 다시 찾아왔다”며 “더 이상 참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국민들이 매를 맞으면 우리도 같이 맞겠다. 오늘 촛불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 한쪽에는 6월30일 ‘시국미사’를 시작으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사제단의 농성 천막이 세워져 있다. 6명의 시민들이 사제단 천막 주변에서 ‘평화의 학 접기’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400여개를 완성했는데, 1천마리가 채워지면 단식 중인 신부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한(31·경기 일산시 대화동)는 “신부님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는 학을 접고 있다”며 “6월30일 시국미사는 기적이었다. 감사하다. 30일 촛불시위에서 사람 한 명 죽을 줄 알았는데, 그걸 막아준 신부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도회를 앞둔 목사들은 분주하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도회 준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목사 300여명은 광장 한켠에서 목회자 가운을 입은 채 정부의 쇠고기 고시에 항의하는 침묵시위 중이다.

정국진(23·경기 김포시)씨는 “지금까지 촛불집회에 못 나왔었는데, 오늘은 예배형식으로 열린다고 해서 나왔다”며 “일부 진보적인 교인들만 시국 기도회에 나온다는 보수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대통령이 곰곰히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문 앞에서는 김판수(69·전북 전주)씨가 정부의 쇠고기 고시에 항의해 무기한 1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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