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고려대 교수
“소외세력 자기대표성 강화”
국내의 대표적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16일 촛불집회의 의미에 대해 “허약한 한국 민주주의에 구원투수 노릇을 했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강당에서 ‘촛불집회와 한국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촛불집회는 민주주의 제도들이 무기력하고 정당이 중심 메커니즘으로서 제기능을 못할 정도로 허약할 때 그 자리를 대신한 일종의 구원투수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집회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시민들이 실생활과 직결된 구체적인 사회경제적 정책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당들은 진보, 보수라는 이념적 호칭과는 별개로 시민들의 실생활 문제에 기초한 대안적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갖지 못했다”며 “참여의 기반을 확대한다는 것은 그동안 참여로부터 소외된 사회세력의 대표성을 넓히고 강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견제받지 않는 무책임의 통치권을 행사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촛불정국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이 대통령은 의회를 우회하고 민주주의의 제도적 과정을 뛰어넘으며 투표자들의 의사와 요구를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대통령 명령에 의존해 통치하는 방식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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