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탤런트 최진실(40·사진)
“싱글맘들 위해 세상 달라져야죠”
“오랜 관습 따른 불편 고치게 돼 기뻐”
“오랜 관습 따른 불편 고치게 돼 기뻐”
서울가정법원 가사21 단독 홍창우 판사는 탤런트 최진실(40·사진)씨가 자녀 2명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바꿔 달라며 낸 성본변경 허가신청을 받아들였다고 30일 밝혔다. 홍 판사는 “최씨가 이혼 뒤 4년 가까이 친권자이자 양육자로서 자녀들을 길렀고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생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저같은 싱글맘들에게 희망을 준 판결이라고 생각해요.”
최씨는 이날 언론과 한 통화에서 “어제저녁 늦게 연락을 받았다. 사실 심의과정에서는 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도 했는데 이렇게 받아들여줘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2004년 야구선수 조성민씨와 이혼한 그는 지난 1월 말 법원에 아들 환희(7)와 딸 수민(5)의 성과 본(本)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 달라는 신청을 했다. ‘재혼을 이유로 아이들 성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유 불충분으로 기각이 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변경을 신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면 모순 아닌가’ 해서 내심 힘들었다는 그는 “얼마 전 판사 앞에서 변경 신청을 한 이유에 대해 20~30분 정도 말씀을 드렸다. 당시 판사는 ‘요즘 이혼한 부부는 서로 자녀 양육을 맡지 않겠다고 다투는데 이런 사례는 드물다’고 말씀하셨다. 법원에서는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누가 양육하는지 여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제가 재혼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성이 다른 형제나 새 아버지 때문에 불편을 겪는 상황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의 친아버지가 재혼해서 살고 있고, 내 삶이 공인으로서 세상에 드러나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내 성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과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묶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법원에서 판결문이 송달되면 구청에 들고 가서 신고만 하면 된다. 아이들이 이제 최씨가 됐다는 것은 우리 셋이 똘똘 뭉쳐 살아가라는 의미다. 법원에서 그런 내 마음을 알아줬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전 페미니즘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오면서 여권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살아온 사람이에요. 저로서는 작은 돌멩이를 던졌을 뿐인데 파장이 큰 것 같네요. 하지만 앞으로 세상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오래된 관습 때문에 많은 분들이 불편하게 살고 있었거나 의문을 갖고 계셨는데 그것을 고쳤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 같아요.”
전날 아이들에게 성씨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이미 그렇게 하기로 한 것 아니었냐’고 했다며 밝게 웃은 그는 “거창한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흔들림 없이 세상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 유명인인 엄마를 뒀기 때문에 앞으로 감내해야 할 것에 대해 내성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연합뉴스 fkcool@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박현철 기자, 연합뉴스 fkcool@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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