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광우병 국민감시단, 미친소닷넷, 정책반대시위연대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광우병 반대 촛불문화제를 주최한 사람들을 사법처리하겠다는 경찰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1500여 단체 ‘대책회의’ 출범
인터넷 모임도 ‘경찰 불법집회’ 대응 위해 연대
이명박 정부 정책반감…여러단체 참여 줄이어
인터넷 모임도 ‘경찰 불법집회’ 대응 위해 연대
이명박 정부 정책반감…여러단체 참여 줄이어
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한 ‘광우병 위험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에는 무려 1513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참가단체 명단만 빼곡히 적어도 에이포(A4) 용지 7장 분량이다. 실무 준비했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참여 의사를 밝혀오는 단체가 계속 늘고 있어, 1513곳은 최종 명단은 아니다”고 전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사회에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범국민운동본부, 미선·효순양 사망관련 범대위처럼 ‘대책회의’ 형식의 연합체를 꾸려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1천개의 단체가 참여했던 2000년 총선시민연대가 지금껏 가장 큰 규모였는데, 이번 대책회의가 엔지오(비영리민간단체) 역사를 새로 썼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처럼 광범위한 연합체를 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먹거리 문제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대책회의에는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있는 ‘협동조합’이 가장 눈에 띈다. 유기농 식품이나 우리 농산물 유통 운동에 힘쓰면서 정치적인 이슈에는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단체이지만, 이번엔 중앙조직뿐 아니라 각 지역조직도 모두 동참했다. 아이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학교급식 단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아이코프 생협 이정주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서 다른 사람을 못 믿는 괴로운 장보기 시대가 시작됐다”며 “대통령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발적인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인터넷 모임이 대책회의에 참가한 점도 특징이다. 이들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선택한 이유는 ‘대규모 집회 운영의 어려움’과 ‘경찰의 불법집회 규정 압박’이다. 정책반대시위연대 운영진인 안누리(37)씨는 “경찰, 일부 언론에서 불법집회 주동자를 처벌하겠다, 배후에 불순단체 있다고 몰아가는 상황에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추진된 각종 정책에 대한 반감도 사회 각 분야의 단체들을 이끌어내는 원인이 됐다. 안진걸 팀장은 “환경단체, 인권단체, 문화예술단체, 보건의료단체, 지역풀뿌리단체 등 각 분야의 모든 단체들이 자신의 분야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 사회단체들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 크게 감동을 받고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 정책실장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이고 정치권이 모이게 된 것은 자발적 촛불집회의 힘이었다. 정부의 잘못된 협상을 지적한 시민들의 열기가 없었다면 정부도 대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책회의는 앞으로 △수입반대 서명운동 △대형 급식소 등에 광우병 안전지대 선언 운동 △국회 특별법 제정 추진 등을 추진해 가기로 했다. 대책회의는 또 항만·운수노조와 협력해 5월 중순께부터 들어오는 미국산 쇠고기의 하역·유통작업을 저지할 계획이다. 대책회의는 앞으로 열리는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되, 자발적인 시민들의 모임이 시민단체에 휩쓸리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방침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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