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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반미선동이 아니라 ‘국민 건강’ 걱정이다!

등록 2008-05-02 18:15수정 2008-05-03 10:55

생협연합회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소비자 감시단과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생협연합회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소비자 감시단과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철회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보수언론들 ‘PD수첩이 광우병 괴담 유포 앞장’ 주장
‘안정성’ 과학적 근거 없이 ‘반미의 추억’으로만 매도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을 앞두고 국민들의 우려와 반감이 커지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합니다(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에는 2일 오후까지 누리꾼 60만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회원 1만명을 넘어선 다음 ‘안티이명박’(http://cafe.daum.net/antimb) 카페 회원들은 2일 저녁 7시부터 청계천 소라광장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홈페이지에도 이번 조치를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로 이뤄지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 움직임이 오프라인 반정부 운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과 관련한 여론이 ‘민란’ 수준까지 번지며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친 이명박’ 논조를 지향했던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2일 사설 등을 통해 일제히 국민 여론을 ‘반미 선동’으로 왜곡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옹호론을 펼쳤다. 이들의 공통된 표적은 지난달 29일 방송된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다.

<조선>은 이날 사설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 넘었다’를 통해 “‘PD수첩’ 속 ‘미국 쇠고기 괴담’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내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소 1억 마리를 키우는 미국에서 그동안 광우병 걸린 소 3마리가 발견됐는데, 한 마리는 캐나다에서 건너온 수입소였고 두 마리는 1997년 광우병 원인이 되는 육골분 사료가 금지되기 전 태어났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의 97%가 월령 20개월 미만이고, 3억이 넘는 미국인들과 250만 재미교포와 유학생이 그 쇠고기를 먹고 있다”며, “한미 FTA 반대세력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반미 선동을 교묘하게 섞어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이날 박정훈 경제부장이 쓴 ‘경제초점’ 칼럼 “11만 유학생이 먹는 ‘미국 쇠고기’”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칼럼은 “매년 1000만명 가까운 국민이 미국·유럽 같은 ‘광우병 전과’가 있는 나라에 여행 가 ‘위험한 쇠고기’를 먹고 있다”며 “같은 미국 쇠고기라도 한국에선 위험하고 미국에서 먹으면 괜찮다는 말일까. 일본·프랑스산 쇠고기를 먹어도 된다면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서 안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중앙>은 같은날 사설 ‘광우병 부풀리는 무책임한 방송들’에서 “나라와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의도야 충분히 알겠지만, 방송이 비현실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충격과 공포를 부추기면 곤란하다”며 “‘공영방송’이라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균형 잡힌 보도를 해야 한다. 그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고 꼬집었다.


<문화>도 ‘PD수첩’ 비난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옹호 대열에 동참했다. 2일 사설 ‘‘광우병 괴담’ 통한 반미 선동 경계한다…’에서 “단 1명 때문에 미국의 인간 광우병 위험이 높다고 한다면 그것은 과장이라기에 앞서 의도적인 거짓말”이라며 “‘광우병 괴담’을 유포하고 그 증폭을 유도하는 일부 의동적 책동은 ‘반미의 추억’ 그대로 비친다”고 썼다. <헤럴드경제>의 이날 사설 ‘미국인도 재미교포도 먹는다’를 통해 같은 논리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들 언론의 사설 역시 ‘PD수첩’을 비판했던 “비현실적인 가정을 바탕으로”으로 옹호론을 펼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선>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주장한 근거는 주로 “3억 명 넘는 미국 인, 350만 재미교포와 11만 유학생과 한국 여행자들이 미국 쇠고기를 먹고 있다”는 것이었지만, 광우병의 잠복기간이 최장 40년임을 감안할 때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인정받았다는 <문화>의 근거 역시 각국의 대표들이 가축전염병과 육류의 교역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과학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비춰볼 때 객관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홍하일 위원장은 “미국은 여전히 광우병 위험국이고,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필연적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국민과 재미교포, 유학생이 먹으니 안전하다는 보수 언론들의 주장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중·동 보수언론들은 2001년 광우병 기사를 쓰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절대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었다”며 “국제수역사무국의 ‘광우병 위험 통제국’이라는 것도 ‘광우병이 발생하고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 예찰시스템이 잘 가동되고 있는 나라’라는 뜻일 뿐 광우병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2월 소 도축 동영상에서 보듯 미국은 광우병 소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나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도축되는 1억마리 소 가운데 3마리만 광우병에 감염됐을 뿐이라는 정부와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에서는 도축되는 소의 0.1%만 광우병 검사를 하는데, 거기서 3마리가 나왔다면 전수검사를 했을 때 3천마리가 나온다는 뜻”이라며 “일본의 경우 전수검사를 했을 때 40마리가 나온 것으로 미국 소보다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으며, 오히려 더 광우병 소에 대한 통제와 관리가 더 잘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 ‘이명박정부 불신’ 1만여명 ‘성난 촛불’
[현장 3신]1만여명 합창 “광우병 소 수입 반대!”
▶ 이명박 대통령 지지도 35%로 급락
▶ [사설]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광우병 공포’
▶ 반미선동이 아니라 ‘국민 건강’ 걱정이다!
수입 쇠고기는 ‘홍두깨’, 한우 둔갑 ‘주방장도 몰라’
▶ 미국산 쇠고기를 안 사먹으면 된다는 대통령께
▶ 정부, 설득 대신 되레 국민 화 키웠다
▶ [광우병 안정성 논란 뜯어보니] 원인물질 근육·혈액 등서도 검출
▶ 인기검색어 ‘탄핵’ 포털에서 금지어?

김미영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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