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손태규 위원
편파·졸속 심의로 논란을 빚은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두 위원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파행을 빚고 있다. 비비케이 의혹과 관련하여 김경준씨 누나인 에리카 김을 인터뷰한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주의’ 조처가 재심에서 번복 결정되자 심의위원인 박선영 동국대 법대 교수와 손태규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가 항의의 뜻으로 17일 사퇴했다.
박선영 위원은 이날 선거방송심의위 10차 회의에 앞서 방송위원장 앞으로 보낸 사퇴서에서 “지난 12일 위원회가 결정한 <시선집중>의 원심 취소는 무효라는 사실을 밝힘과 동시에 무의미한 거수기 노릇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퇴한다”고 밝혔다. 손태규 위원도 사퇴 의사를 방송위의 선거방송심의위 지원단에 이메일로 보냈다. 박 교수는 보수 성향인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의 추천을, 손 교수는 한나라당 추천을 받은 인사이다.
모두 9명의 위원으로 짜인 선거방송심의위는 김민남 전 위원장(동아대 신방과 명예교수)이 이미 사퇴한 데 이어 두 위원도 물러남으로써 사실상 활동 불능 상태에 들어갔다. 실제로 이날 선거방송심의위는 남은 위원 6명만으로 회의를 열어 <시사기획 ‘쌈’>과 관련한 <한국방송> 재심청구 건에서 제작진 의견 청취만을 했다. 대선 관련 선거방송심의위의 법적 활동시한은 내년 1월18일까지이다.
이에 대해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로 방송심의를 해야 할 심의위원들이 실제로는 추천 정파의 대변인 구실을 해왔다”고 비판하면서 “앞으로 추천기관의 위원 선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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