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젠 한국이 국제사회 도울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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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다. 이제 한국이 국제사회를 도울 차례다.”
월드비전 활동 홍보차 한국을 찾은 딘 허시(60·사진) 국제월드비전(WVI) 총재는 10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시민들이 국제사회 원조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부탁했다.
허시 총재는 “도움을 받기만 하던 한국이 1991년부터 도움을 주는 나라로 돌아섰다”며 “지금은 전세계 100곳의 월드비전 지부 가운데 한국의 후원금이 7~8번째로 많다”며 한국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규모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정부개발원조(ODA) 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부자라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전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아주 부유한 경우가 많다”며, 한국 시민들도 더 많은 기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여름의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건과 관련해서 허시 총재는 “월드비전도 기독교 단체다. 한국사회의 논쟁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며 “과거 서방에서 지원에 나서기 시작할 때에도 같은 실수를 많이 했다. 모두가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시 총재는 “본디 기독교 성향이라 하더라도 엔지오(NGO·비정부기구) 활동을 할 때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개종시키려 들면 안 되며, 현지 문화에 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규칙 등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월드비전과 한국의 인연은 깊다.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에서 활동 중이던 미국인 선교사 보브 피어스 목사가 한국전쟁의 고아들을 보살피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그 뒤 아시아·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고, 지금은 예산이 260억달러(2007년)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기독교 원조·개발 엔지오다.
1976년부터 월드비전과 함께 해 온 허시 총재는 “모두가 같이 사는 세상에서 함께 돕고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월드비전이 필리핀에서 후원했던 한 어린이가 지금은 체신부 장관이 됐다”며 “후원자 여러분은 지금 미래의 지도자를 후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