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 수사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성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담은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삼성증권 본사 압수수색 표정
30일 아침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삼성증권 본사는 7시간 넘게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온종일 술렁거렸다.
검사 6명과 검찰 직원 등 40여명은 이날 아침 7시40분께 25인승 미니버스 2대와 12인승 미니밴에 나눠타고 삼성증권 본사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삼성증권 쪽 변호사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곧바로 직원 전용 승강기를 타고 14층으로 올라갔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특검에서 하고 검찰 수사는 제한적일 것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나오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쪽은 검찰 직원들이 건물로 들어간 뒤 보안요원을 건물 입구에 배치하고 증권사로 올라가는 직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보안에 신경썼다. 또 취재진 40여명이 몰려들자 홍보실 직원을 배치하고 포토라인을 정비하기도 했다. 오전 10시30분께 이 건물 14층에 택배를 배달하고 나온 배달원은 “수사관으로 보이는 사람 10여명이 돌아다니며 자료를 찾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14층에는 전략기획, 법무, 재무, 경영관리 등 회사의 핵심 부서가 자리잡고 있다.
오후 3시께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직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삼성증권 건물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시선도 피했다. 이날 압수품은 회색 플라스틱 서류상자 8개 분량이었다. 상자 위에는 삼성증권 각 사업부의 조직도와 담당자들의 이름이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삼성증권 쪽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한 뒤 수시로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였다. 한 간부는 “비자금 관련 압수수색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날 오후 수사관 6명을 경기 과천시 별양동 삼성에스디에스 이데이터센터에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 오후 3시47분께 이데이터센터 건물 안으로 수사관들이 들어간 뒤 삼성 쪽 보안요원 3명은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막았다.
노현웅 김경락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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