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배터리 안전한가
업계 “폭발한게 아니라 불난 것”
업계 “폭발한게 아니라 불난 것”
내 휴대전화 배터리는 괜찮을까?
휴대전화 배터리 안전성 논란은 자동차 급발진 논란과 비슷하다. ‘배터리 폭발’은 대부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충북 청원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의 경우, 업계에서는 배터리가 ‘폭발’한 게 아니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휴대전화는 기존의 리튬이온전지(액체형)보다 안전성이 높은 리튬폴리머전지(고체형)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리튬 배터리가 물리적 충격 등으로 파손되면 충전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되면서 발화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철완 전자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배터리는 충격이나 극한적인 고온 환경 등에서는 불이 날 위험을 안고 있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에는 금속 케이스가 터져 나가면서 2차, 3차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중국에서는 배터리 파편이 심장에 직접 손상을 가해 용접공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리튬 배터리는 특히 예리한 외부 충격과 고온에 민감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04년 안전 실태 실험에서 배터리 끝부분을 드릴로 파손했더니, 섭씨 200도가 넘는 열과 시커먼 연기를 내며 배터리가 금새 녹아내렸다. 소비자원은 당시 “배터리 안전과 관련한 규격 및 파손 방지를 위한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일본 전지공업회 기준 등 기존 관행에 따라 제각각 안전실험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배터리 폭발·발화 사고는 모두 51건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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