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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젠 뭐라고 해야 하나?” 삼성, 망연자실

등록 2007-11-19 21:51수정 2007-11-19 22:58

한택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삼성의 뇌물 전달과 관련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과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증언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택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삼성의 뇌물 전달과 관련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과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증언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맞대응 자제 “회사서 지시한 적 없다” 짧은 해명만
“이젠 뭐라고 해야 하나?”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돈을 전달받았다가 되돌려준 적이 있다고 공개한 19일 삼성 임직원들은 침통함에 빠졌다.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삼성 비리 의혹’ 파문을 가라앉히느라 정신이 없던 터에, 예기치 못한 곳에서 또다른 의혹이 추가로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돈다발이 든 상자와 상자가 담긴 종이봉투에 붙어 있는 삼성전자 상무의 명함을 찍은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물들까지 제시되자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그룹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참연연대와 민변의 기자회견 내용을 접한 뒤 “돈을 건넸다는 전 임원과 연락 중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현재로선 뭐라 말할 수 없는 단계다”며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오후 늦게서야 “회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짧은 공식 해명을 내놨다. 또 “그룹 차원의 일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에 공을 떠넘겼다. 돈을 건넨 전 임원이 삼성전자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그룹의 핵심인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와의 연관성을 차단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김용철 변호사(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가 ‘검찰 뇌물’ 의혹을 처음 제기했을 때 “사실무근” “허위폭로”라며 곧바로 조목조목 반박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삼성은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있으면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이어 김 변호사가 검찰 고위층을 관리한 전·현직 사장들의 실명을 공개하자 곧장 명예훼손 혐의로 김 변호사를 고소하는 등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삼성은 그동안 “김 변호사가 떡값을 줬다면 개인적으로 검찰 선후배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돈을 건넨 전 임원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해명하기엔 궁색한 처지엔 몰린 것이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꼬리 자르기’식 대응을 한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전 비서관의 추가 의혹 제기로 김 변호사의 주장에 신뢰성이 높아지게 된 것도 삼성그룹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은 김 변호사의 의혹 제기 이후 그동안 ‘제2의 폭로’에 대비해 내부 함구령을 내리는 등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해왔다.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뇌물 증거가 터져나오자 대응력에 한계를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도대체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이젠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지쳤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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