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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명박 ‘유령’ 세금 뒤늦게 슬그머니 납부

등록 2007-11-14 14:33수정 2007-11-14 18:20

누리꾼들의 용어로, ‘성지순례‘의 대상이 된 기사. 댓글이 1만8000개가 넘고 순례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성지순례’ 대상이 된 지난 9일치 <한겨레> 기사(<a href="http://news.media.daum.net/politics/assembly/200711/09/hani/v18797186.html" target="_blank">http://news.media.daum.net/politics/assembly/200711/09/hani/v18797186.html</a>)
누리꾼들의 용어로, ‘성지순례‘의 대상이 된 기사. 댓글이 1만8000개가 넘고 순례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성지순례’ 대상이 된 지난 9일치 <한겨레> 기사(http://news.media.daum.net/politics/assembly/200711/09/hani/v18797186.html)
의혹 부인하다 4300만원 한꺼번에 내
자기회사 자녀 ‘위장 근무’ 따른 탈세 ‘자인’한 셈
“세무조사”여론 압박…임대소득 탈세 의혹 여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자신 소유의 빌딩관리회사인 대명기업에 딸과 아들을 ‘유령직원’으로 근무시켜 횡령과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미납 세금’ 4300만원을 한꺼번에 냈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14일 “이 후보가 최근 관련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밀린 세금’을 냈기 때문에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는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한 누리꾼 여론은 결코 곱지 않다.

▶아들 딸에 지급한 임금, 경비항목서 빼

이명박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14일 “이 후보가 자신의 빌딩관리업체에서 일한 두 자녀에게 지급한 임금을 당초 신고한 경비항목에서 제외했다”며 “이로써 발생한 세금 미납분을 모두 납부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측근은 “이번에 낸 세금은 (대명기업의) 2001~2006년분 소득세 3900여만원과 주민세 300여만원 등 총 4300만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 후보의 딸과 아들은 대명기업에 ‘근무’하며 8800만원의 월급을 받아갔고, 대명기업은 이를 인건비로 처리해 이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왔다.

이번 ‘밀린 세금’ 납부는 이명박 후보가 자녀들의 유령근무로 인한 ‘탈세’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여기까지 이른 데는 누리꾼들의 이슈 확산이 큰 역할을 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어떤 일 약간 한’ 실제 근무라고 해명

여전히 자녀들이 ‘유령 직원’이 아니라 ‘실제 근무’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명박 후보쪽에 대해 누리꾼들은 ‘세무조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의 탈세 의혹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여부에 대해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탈세사실이 드러나면 바로 세무조사에 들어가지 않고 본인의 수정신고(추징세금+가산세)를 받는다”며 “당사자가 제대로 신고하면 끝나는 거고 부족할 경우 조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주자라고 이런 과정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바로 세무조사를 하라는 여론도 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 “본인의 수정신고 제대로 하면 조사 없이 끝”

그러나 이번 4300만원 일괄 납세로 이명박 후보의 임대료 소득세 탈루 의혹이 아주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는 △서울 서초동의 영포빌딩 △처남 김재정씨가 한때 중국음식점을 운영했던 서초동의 또 다른 건물 △서울 양재동 영일빌딩 등 건물 세 채를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임대소득 수준이 4300만원 ‘밀린 세금’ 납부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들 세 건물은 건평만 모두 9375㎡(2835평)로, 대지를 합친 시가는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한 통상적 계산 방식을 적용할 때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부동산업자들은 보고 있다.

국세청 게시판에는 14일에도 여전히 이명박 후보에 대한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유령 직원‘ 사실이 알려진 이후 700여건의 ‘세무조사 촉구‘ 글이 올라왔다.
국세청 게시판에는 14일에도 여전히 이명박 후보에 대한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유령 직원‘ 사실이 알려진 이후 700여건의 ‘세무조사 촉구‘ 글이 올라왔다.

▶공시지가 400억 넘는 건물 임대료가 고작 11억6천만원?

이 후보 쪽은 이 건물들로부터 얻어지는 수익에 대해 “지난해 관리비와 임대료로 11억6천여만원을 받아, 경비와 세금을 빼고 3억4천여만원의 가처분 수입을 얻었다”고 <한겨레>에 밝힌 바 있다. 보증금은 25억여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물 가치에 견줘 이 후보쪽이 밝힌 수입이 너무 적다고 말한다. 한 부동산 개발회사 사장은 “임대업자들은 보통 수익률 5~7% 가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이 후보 임대 수입이 연간 20억~32억원이라는 얘기다. 서울 여의도에 건물을 여러 채 갖고 있는 한 임대업자도 “400억원을 은행에 예치하면 한해 20억원 이상의 이자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전히 ‘임대소득 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까닭이다.

▶은행에 예치해도 한해 20억 이상 이자

이명박 후보 자녀의 ‘유령 직원’ 파문 이후 국세청 게시판에는 이 후보에 대해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700여개 올라왔다.

개인사업자라는 김창현씨는 지난 10일 “이명박씨처럼 가족중 일부를 위장취업시켜서 경비지출을 늘려도 세무조사 안하실 거죠? 우리나라에 개인사업자가 650만명이라던데 앞으로는 그분들이 다들 이런 식으로 탈세해도 괜찮은 거죠”라고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 국세청 게시판에 세무조사 촉구 글 700개

14일 국세청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동준씨는 “탈세해도 걸리지만 않으면 되는 겁니까? 나중에 딴 사람도 처벌하시면 안됩니다.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그러는데, 다른 사람이 탈세해도 나중에 일괄납부하면 되는 거죠? 안걸리면 그 뿐이고요. 좋은 재테크 수단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적었다.

4300만원의 ‘밀린 세금’ 납부로, “나도 이명박후보처럼 하겠다”고 외치는 수백만 개인사업자들과 납세자들의 ‘재테크 욕구’도 다스려질지 의문이다.

<한겨레>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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