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부산은행 압수수색…‘수사망’ 확대

등록 2007-11-07 20:36수정 2007-11-08 00:25

‘김상진씨 680억 대출의혹’ 관련 간부진 저택도
“진정서 한 장이 현직 국세청장의 구속으로 이어질 줄 누가 알았겠느나?”(김태현 부산지검장)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씨는 지난 6월7일 ‘회사 직원 2명이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협박해 10억원씩을 줬는데 10억원씩을 더 달라고 괴롭힌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부산지검에 냈다. 부산지검은 이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해 직원 2명을 공갈 혐의로 구속했다. 하지만 구속된 직원들이 김씨를 맞고소했다. 김씨는 비리가 드러나 7월16일 구속됐다. 같은 달 27일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지만 9월7일 다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정상곤(53·구속) 전 부산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1억원의 뇌물을 준 사실이 밝혀졌다. 또 김씨에게 정 전 부산청장을 소개해준 정윤재(44·구속)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김씨에게서 2천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쯤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정 전 부산청장이 1억원의 사용처로 전 국세청장에게 6천만원을 상납했고, 나머지는 자녀 교육비 등에 썼다고 밝히면서 사건이 국세청장 비리사건으로 커졌다. 국세청장을 옭아맬 결정적인 물증까지 잡혔다.

이병대(55) 부산청장이 지난 8월 말과 9월 초 구속 중인 정 전 부산청장을 면회한 자리에서, “전직 국세청장에게 돈 준 것을 재판에서 말한 간부가 있었는데, 나와서 보니까 안 좋더라. 남자답게 가슴에 묻고 가라”고 말했다. 이 부산청장은 까맣게 몰랐지만 검찰 조사실에서 나눈 이 대화는 폐쇄회로 티브이를 통해 녹음·녹화됐다. 검찰은 이를 증거인멸의 결정적 증거로 봤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국세청의 상납비리 전반으로 확대하지는 않았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검사는 전 청장 구속 직후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국세청 직원들과는 무관한 전 국세청장의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 차장검사는 “국세청 내부로 수사를 확대하느냐”는 질문에 “수장이 들어가 국세청 직원들이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다. 국세청 사기도 있고 …”라고 말을 흐렸다. 상납 관행으로 보이는데도 개인 비리로 처리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검찰은 국세청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돌아올 후폭풍을 부담스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 국세청장의 범죄사실을 보면, 검찰 수사는 하다만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 국세청장이 돈을 받았다는 지난해 7월18일 청장 취임식날(1천만원)과 8월24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가 열리던 날(1천만원)은 정 전 부산청장이 김상진씨에게서 1억원(8월26일)을 받기 전이었다. 즉, 상납이 일회적이 아니고 관행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한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7일 김상진씨에게 680억원을 대출해준 부산은행 간부들의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했다. 부산은행 수사에서 또 어떤 거물(?)이 튀어나올 것인지 ….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호처, ‘김건희 라인’ 지휘부로 체포 저지 나설 듯…“사병이냐” 내부 불만 1.

경호처, ‘김건희 라인’ 지휘부로 체포 저지 나설 듯…“사병이냐” 내부 불만

연봉 지키려는 류희림, 직원과 대치…경찰 불러 4시간만에 ‘탈출’ 2.

연봉 지키려는 류희림, 직원과 대치…경찰 불러 4시간만에 ‘탈출’

경찰, ‘윤석열 체포’ 지휘관 20여명 소집…작전 계획 논의 3.

경찰, ‘윤석열 체포’ 지휘관 20여명 소집…작전 계획 논의

박종준 전 경호처장 긴급체포 없이 귀가…경찰, 구속영장 검토 4.

박종준 전 경호처장 긴급체포 없이 귀가…경찰, 구속영장 검토

“임시공휴일 27일 아닌 31일로” 정원오 구청장 제안에 누리꾼 갑론을박 5.

“임시공휴일 27일 아닌 31일로” 정원오 구청장 제안에 누리꾼 갑론을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