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 역대 국세청장들
국세청장은 국정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과 함께 정권의 핵심 요직, 이른바 ‘빅 4’ 자리다. 1966년 재무부에서 분리돼 국세청으로 독립된 뒤 16대 청장인 전군표씨까지 모두 15명의 청장을 배출했다.(추경석 청장이 8·9대 연임) 이 중 8명이 퇴임 뒤 다른 부처 장관으로 영전하기도 했지만, 각종 비리에 연루돼 법정에 선 청장도 전 청장을 포함해 5명이나 될 정도로 영욕의 부침이 심했다.
‘현직 국세청장 첫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전 청장은 행시 20회 출신으로, 사무관 시절 조사국에 발탁된 뒤 서울청 조사 3국장, 조사 1국장, 본청 조사국장을 거치는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강원도 출신 첫 국세청장으로, 퇴임 뒤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다.
전 청장에 앞서 사법 처리된 역대 청장들은 정권 차원의 비리에 연루된 경우가 많았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국세청장을 지낸 안무혁(5대), 성용욱(6대) 청장은 87년 13대 대선에서 대선 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국세청장이었던 임채주 청장(10대)은 97년 대선 당시 ‘세풍’ 사건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국세청 사상 첫 호남 출신 청장인 안정남 청장(12대)은 퇴임 뒤 건교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과 20여일 만에 장관직을 내놓아야 했다. 또 손영래 청장(13대)은 퇴임 뒤 썬앤문 관련 비리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주성 청장(15대)은 지난해 7월 청와대와의 갈등설과 내부 투서 문제 등이 흘러나와 사퇴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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