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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수사의뢰 들어오면…” 이번에도 몸 사리나

등록 2007-10-31 08:22

[삼성 비자금 계좌 양심선언]
금감원도 “지켜본뒤 조사”미적…사제단 “2,3탄 폭로 준비”
‘수사의뢰가 들어오면 한다. 하지만 먼저 나서지 않는다.’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이 김용철(49)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의 차명계좌 폭로로 불거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두고 몸을 사리고 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31일 ‘삼성 비자금 수사에 착수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울지방검찰청에 물어보라”며 떠넘겼다. 대검이나 서울지검 간부들의 대체적인 입장도 “지금 당장 수사에 나설 사안은 아니다”라는데 모아진다.

대검의 한 간부는 “검찰이 인지수사에 들어가려면 (수사의) 성공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번 엑스파일 수사 때처럼 삼성이 똘똘 뭉쳐 차명계좌가 개인돈이라고 잡아뗀다면 혐의를 입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대검 간부도 “삼성이 개인간의 거래라며 비자금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수사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때처럼 비자금이 격려금 등 회삿일을 위해 쓰였다고 주장한다면 횡령죄 성립이 어려우며 △비자금이 맞다고 하더라도 수사 확대를 위해서는 다른 삼성 임원들의 계좌추적이 필요하지만 법원이 ‘포괄적’인 압수수색 영장은 발부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수사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산을 섣불리 건드렸다가 ‘태산명동 서일필’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태도는 △차명계좌 등 금융실명제 위반 혐의만으로도 충분히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점 △지금까지 소문으로만 떠돌던 비자금 차명계좌의 번호 등 구체적인 물증이 제시됐다는 점 등에서 수사기관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검 고위간부는 “수사의뢰가 들어오면 당연히 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누군가 대신 뽑아줄 때까지 칼을 뽑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자금 폭로 기자회견을 이끈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사제단)은 이날 “당분간 수사의뢰나 고소·고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제단 실무담당자는 “검찰 수사는 개인 차명계좌 비자금이 아닌 삼성 비자금에 맞춰져야 한다”며 “수사 의지가 없는 검찰이 우리에게 수사의뢰를 하라고 하는데, 수사의뢰를 하는 순간 삼성의 각본대로 김용철 개인의 문제로 끝날 수 있다. 당분간 검찰과 삼성의 대응을 지켜보며 2, 3탄 폭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혁세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양심선언과 관련해) 별도의 보고나 특별히 들은 이야기가 없다”며 “일정 정도 사실관계가 드러나야 검사에 착수할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노태식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한겨레>와 통화에서 “사태 전개 양상을 좀 더 지켜본 뒤 (검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한 실무자는 “우리은행으로부터 구두 보고는 받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검사 계획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일 김경락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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