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첫 선을 보인 수상 콜택시가 서울 남산을 뒤로 한 채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고 있다. 뚝섬에서 여의도까지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수상 콜택시는 오는 1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한강 수상 콜택시 시승기
창 너머 부는 바람 맞으며 여유 만끽
심심하던 도심은 어느새 낯선 풍경으로
창 너머 부는 바람 맞으며 여유 만끽
심심하던 도심은 어느새 낯선 풍경으로
한강 수상콜택시는 서울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을까?
한강의 수상콜택시가 11일부터 시민을 상대로 운항에 들어간다. 지난 9일 오후 1시30분. 정식 개통에 앞서 일반시민을 상대로 한 무료 시승행사가 열렸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운영을 맡은 (주)즐거운서울이 정식 개통에 앞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9일 무료시승 행사에 동승해 시민들의 반응을 살폈다. 사전예약한 20여명은 3대의 수상택시에 나눠 30분간 수상택시의 매력을 체험했다.
인터넷과 기사를 통해 수상택시 도입 사실을 알고 신청한 이들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택시 내·외부와 한강 위로 펼쳐지는 서울의 전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기념인데, 기록으로 남겨둬야죠~.”
강물타고 '씽~' 한강 수상콜택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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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기대 이상” 너도나도 탄성…내부 깔끔하고 고급
“와~! 기대 이상이다.” ‘부릉, 부릉, 덜덜덜덜~’ 엔진소리에 이어 수상택시가 한강 물줄기를 빠른 속도로 가르자 승객들의 입에선 하나 같은 탄성이 쏟아졌다. 창문을 열고 강바람을 맞거나 눈을 감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수상택시의 내부와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전경을 렌즈 안에 담으려고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한강의 수상콜택시는 기존의 유람선과는 큰 차이가 났다. 낡은 시내버스와 최신형 차종의 콜택시와의 차이랄까. 수상콜택시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흰색 유선형 외관과 원목 마루와 카펫을 깔린 배 내부는 우아했다. 내부는 나무로 마감되었고 가죽 소파는 안락했다. 유리창 밖으론 드넓은 한강과 그 너머 도심의 풍경이 들어왔다. 한강에서 멋진 개인요트를 타고, 여행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멋진 요트 타는 기분 “서울의 새 문화명물” 소음과 승선감이 우려됐지만 문제가 없었다. 소음은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방해받지 않을 정도였다. 고속 주행과 접안시의 승선감도 만족스러웠다. 40년간 버스운전기사였다는 윤정재(60)씨는 “가장 좋은 점은 교통체증이 없다는 점”이라며 “승선감도 좋고, 경유엔진인데 소음이 적다”고 말했다. 이강일(14)군은 “실내가 넓고 깨끗하며 승선감도 좋다”며 “기회만 주어진다면 수시로 타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양현진(18)군도 “서울의 새로운 문화관광 상품이 생기는 셈”이라며 “혼자서 타기는 힘들겠지만,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관광용으로 애용하기에는 아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U자형 좌석 “오래 타면 불편할 듯”…풍경 관람 좋아
조종석과 승객석과의 간격이 좁아 창밖 풍경을 관람하기에 좋았다. 승객의 좌석은 U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가족과 승선한 이진민(42)씨는 “좌석의 방향이 오래 탄다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콜택시는 한강 주변에서 다른 대중교통수단에 비해 월등한 속도를 자랑한다. 이날 오후 1시30분 여의나루 선착장에서 출발한 수상택시는 7분 만에 동작대교에 도착, 잠원 선착장을 돌아 다시 여의나루까지 오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의나루서 잠원 돌아 30분만에 제자리로 가이드 김명민씨는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자동차로 가면 평균 20.8km로 52분이 걸리지만, 수상택시로는 여의나루에서부터 뚝섬까지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며 “수상택시의 평균속도는 평균 60km 이상이다. 스무 명도 태울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적정 승선인원을 7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지하철역·버스정류장 멀어 단축효과 반감 다만, 선착장 입안시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각 선착장과 인근 지하철역 등 환승지와의 거리가 멀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승선 위치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과 거리가 멀다. 짧은 시간에 한강을 통해 장거리를 이동했을지라도, 다시 다른 교통수단으로 옮겨타려 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려 시간 단축 효과가 반감된다. 실제 여의나루 승선지나 뚝섬유원지 승선지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도보로 2분 남짓 걸리지만, 잠실 선착장의 경우 2호선 신천역까지 걸어서 13분이나 이동해야 한다. ▶그냥 수시 이용은 불가…콜센터나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수시로 필요에 따라 수상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목적지를 정한 뒤 콜센터(1588-3960)나 인터넷(www.pleasantseoul.com)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개선 요인이다. 대학생 김나은(24)씨는 “신촌에서 잠실까지 이동할 때 택시보다 수상택시가 더 빠르고, 가격도 저렴해 이용가치가 있겠지만,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용에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민(42)씨 역시 “접안 시간이 단축되고, 승강장과 버스터미널·지하철 역과 더 가깝다면,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다”며 “선착장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 등이 눈에 잘 띄지 않은 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착장 11곳…많이 탈수록 1인 분담 요금 싸져
한편, 오렌지라인(여의나루~뚝섬)과 블루라인(여의나루~잠실·11월 개통 예정)으로 나뉘는 출퇴근용은 오전 7시부터 8시30분(10분 간격), 오후 6시30분부터 8시(15분 간격)까지 운행되며, 요금은 5천원이다. 콜택시로 운용되는 관광용 그린라인은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잠실, 뚝섬유원지, 서울숲, 잠원, 이촌 거북선나루터, 여의나루, 선유도, 난지 등 11곳의 선착장에서 운영된다. 요금은 거리에 따라 1대당 2300∼6만원이다. 승객 수와 무관하므로 한번에 여러 명이 탈수록 유리하다. 요금은 현금, 티머니카드, 후불제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으로 낼 수 있다. ▶배 1척에 1억 들어…수요 늘면 30~50인승도 만들 예정 (주)즐거운서울 김정호 차장은 “배 한 척 제작에 1억원이 넘게 들어갔다”며 “현재 운임으로는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지만, 수요가 늘면 30인승, 40인승, 50인승 택시를 만들어 2~3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선착장 증설 등에 사업비를 지원했지만, 직접 운영비나 손익분기점 보조는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영상 은지희 피디 jheunlife@news.hani.co.kr
한강의 수상콜택시는 기존의 유람선과는 큰 차이가 났다. 낡은 시내버스와 최신형 차종의 콜택시와의 차이랄까. 수상콜택시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흰색 유선형 외관과 원목 마루와 카펫을 깔린 배 내부는 우아했다. 내부는 나무로 마감되었고 가죽 소파는 안락했다. 유리창 밖으론 드넓은 한강과 그 너머 도심의 풍경이 들어왔다. 한강에서 멋진 개인요트를 타고, 여행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멋진 요트 타는 기분 “서울의 새 문화명물” 소음과 승선감이 우려됐지만 문제가 없었다. 소음은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방해받지 않을 정도였다. 고속 주행과 접안시의 승선감도 만족스러웠다. 40년간 버스운전기사였다는 윤정재(60)씨는 “가장 좋은 점은 교통체증이 없다는 점”이라며 “승선감도 좋고, 경유엔진인데 소음이 적다”고 말했다. 이강일(14)군은 “실내가 넓고 깨끗하며 승선감도 좋다”며 “기회만 주어진다면 수시로 타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양현진(18)군도 “서울의 새로운 문화관광 상품이 생기는 셈”이라며 “혼자서 타기는 힘들겠지만,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관광용으로 애용하기에는 아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U자형 좌석 “오래 타면 불편할 듯”…풍경 관람 좋아
8일 첫 선을 보인 수상 콜택시가 서울 한강의 뚝섬유원지-여의나루 구간을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고 있다. 뚝섬에서 여의도까지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수상 콜택시는 오는 1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조종석과 승객석과의 간격이 좁아 창밖 풍경을 관람하기에 좋았다. 승객의 좌석은 U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가족과 승선한 이진민(42)씨는 “좌석의 방향이 오래 탄다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콜택시는 한강 주변에서 다른 대중교통수단에 비해 월등한 속도를 자랑한다. 이날 오후 1시30분 여의나루 선착장에서 출발한 수상택시는 7분 만에 동작대교에 도착, 잠원 선착장을 돌아 다시 여의나루까지 오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의나루서 잠원 돌아 30분만에 제자리로 가이드 김명민씨는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자동차로 가면 평균 20.8km로 52분이 걸리지만, 수상택시로는 여의나루에서부터 뚝섬까지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며 “수상택시의 평균속도는 평균 60km 이상이다. 스무 명도 태울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적정 승선인원을 7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지하철역·버스정류장 멀어 단축효과 반감 다만, 선착장 입안시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각 선착장과 인근 지하철역 등 환승지와의 거리가 멀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승선 위치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과 거리가 멀다. 짧은 시간에 한강을 통해 장거리를 이동했을지라도, 다시 다른 교통수단으로 옮겨타려 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려 시간 단축 효과가 반감된다. 실제 여의나루 승선지나 뚝섬유원지 승선지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도보로 2분 남짓 걸리지만, 잠실 선착장의 경우 2호선 신천역까지 걸어서 13분이나 이동해야 한다. ▶그냥 수시 이용은 불가…콜센터나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수시로 필요에 따라 수상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목적지를 정한 뒤 콜센터(1588-3960)나 인터넷(www.pleasantseoul.com)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개선 요인이다. 대학생 김나은(24)씨는 “신촌에서 잠실까지 이동할 때 택시보다 수상택시가 더 빠르고, 가격도 저렴해 이용가치가 있겠지만,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용에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민(42)씨 역시 “접안 시간이 단축되고, 승강장과 버스터미널·지하철 역과 더 가깝다면,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다”며 “선착장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 등이 눈에 잘 띄지 않은 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착장 11곳…많이 탈수록 1인 분담 요금 싸져
오는 11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가는 한강 수상 콜택시. 연합뉴스
한편, 오렌지라인(여의나루~뚝섬)과 블루라인(여의나루~잠실·11월 개통 예정)으로 나뉘는 출퇴근용은 오전 7시부터 8시30분(10분 간격), 오후 6시30분부터 8시(15분 간격)까지 운행되며, 요금은 5천원이다. 콜택시로 운용되는 관광용 그린라인은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잠실, 뚝섬유원지, 서울숲, 잠원, 이촌 거북선나루터, 여의나루, 선유도, 난지 등 11곳의 선착장에서 운영된다. 요금은 거리에 따라 1대당 2300∼6만원이다. 승객 수와 무관하므로 한번에 여러 명이 탈수록 유리하다. 요금은 현금, 티머니카드, 후불제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으로 낼 수 있다. ▶배 1척에 1억 들어…수요 늘면 30~50인승도 만들 예정 (주)즐거운서울 김정호 차장은 “배 한 척 제작에 1억원이 넘게 들어갔다”며 “현재 운임으로는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지만, 수요가 늘면 30인승, 40인승, 50인승 택시를 만들어 2~3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선착장 증설 등에 사업비를 지원했지만, 직접 운영비나 손익분기점 보조는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영상 은지희 피디 jheunlife@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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