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증인들 “광주가 받았던 도움 되갚자”
민주화운동 지원모금 등 국제적 압력 동참 뜻
민주화운동 지원모금 등 국제적 압력 동참 뜻
“‘5월 광주와 너무도 비슷하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의 유혈 진압을 지켜본 5·18기념재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진보연대, 광주여성단체연합 등은 28일 오후 2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 1가 전일빌딩에서 모임을 열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광주 시민단체들은 우선 새달 1일 오후 1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금남로·충장로 일대에서 홍보활동을 벌이고 전남대·조선대에서 지지서명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어 2일 오후 서울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유혈진압 규탄집회’에 5·18유공자와 시민단체 회원 40여명이 참가하기로 했다.
5·18기념재단은 2004년 아웅산 수치(62) 버마 민족민주동맹 대표를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어 감회와 대응이 사뭇 다르다. 5·18기념재단은 아시아 민주화운동네트워크와 광주인권상 역대 수상자 명의로 군부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아웅산 수치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데 동참할 예정이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엄청난 물리력 앞에 쫓기고 쓰러지는 민중들을 보면서 민심을 배반한 군부에 울분이 솟았다”며 “광주가 외롭고 아플 때 도움을 받은 만큼 백방으로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27년 전 똑같은 희생을 당했던 5·18유공자들도 한목소리로 “안타깝고 착잡하다”며 “모금과 연대를 비롯해 어떤 방법으로든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만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미얀마 상황이 영화 〈화려한 휴가〉와 똑 같다”며 “현지 상황을 전하는 인터넷으로 군부의 발포 사실을 알고는 미얀마에 직접 들어가서 돕고 싶더라”고 안타까워했다.
5·18민중항쟁동지회 나명관·나일성씨는 한 신문에 ‘권력을 민중에게’라는 제목으로 “2007년 버마민중에게 1980년 광주로부터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라는 의견 광고를 싣을 예정이다. 이들은 “군부의 발포로 희생자가 자꾸 늘어 가슴이 아프다”며 “분노를 나누고 지원을 바라는 마음이 공감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29일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뚜라 전 의장을 광주로 초청해 미얀마의 상황을 전해듣고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재학 신부는 “희생자를 줄이고 민주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신적 물질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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