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근 기획단장 대리
‘경수로 지원백서’ 펴낸 문대근 기획단장 대리
“금호지구 경수로 건설은 최초로 북한 지역에서 수행된 평화사업이자 일종의 대규모 경협사업입니다. 따라서 경협 사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할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문대근 경수로기획단장 직무대리(51)는 최근 펴낸 〈경수로사업 지원백서〉 발간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5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지원백서에는 북한 금호지구 경수로 건설을 이끌어낸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문에서 지난해 5월31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케도) 집행이사회의 ‘대북 경수로사업 종료 결의’에 이르기까지 13년여 동안의 경험이 녹아 있다. 특히 부록은 그동안 경수로 사업을 위해 체결된 통신·통행·체류·물류 등과 관련된 협정과 합의서를 거의 모두 싣고 있는 남북경협의 ‘교과서’라고 부를만 하다.
백서는 일반 정부 백서와 달리, 사실만 나열하는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기획이나 디자인 면에서 다소 파격을 취했다. 우선 경수로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최동진 초대 단장, 장선섭 전 단장 등 6명의 인터뷰를 통해 ‘뒷얘기’와 생생한 소회를 담았다. 디자인 면에서도 사진과 도표 등을 많이 활용해, 시각적 요소를 많이 살렸다. 문 단장대리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많이 썼다”며 “1천부를 찍었는데 사흘만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백서 발간 사업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출판까지 거의 10개월이 걸렸다. 그럼에도 빠진 부분은 있다. 문 단장대리는 “북쪽이나 케도집행이사국 내의 이견 조정 과정에서 생긴 예민한 쟁점 등은 외교 관행과 어긋나기 때문에 모두 담기는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통일부 정책실과 교류협력국 등에서 ‘남북경협 전문가’로 근무하던 그는 지난해 4월 경수로기획단으로 발령을 받아 청산 작업을 도맡아왔다. 앞으로 한두달 안에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위치한 경수로기획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면 그도 통일부로 되돌아오게 된다. 공식 직책은 ‘단장 대리’이지만 사실상 ‘마지막 단장’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정리한 입장으로서 경수로 사업에 대한 아쉬움이나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앞으로 북미관계가 정상화돼 경수로 사업이 재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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