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19명이 2일 아침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국민에게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며 머리 숙여 절을 하고 있다. 그 뒤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뒷줄 가운데 안경 쓴 사람)과 탈레반 무장세력과 인질 석방 협상을 했던 국정원 직원(색안경 쓴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풀려난 한국인 19명이 2일 피랍 45일 만에 귀국했다. 이들은 이날 아침 6시35분 대한항공 95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기자회견을 한 뒤 오전 8시께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과 재회했다.
공항 도착 직후 입국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랍자 대표인 유경식(55)씨는 “사랑을 나누기 위해 갔는데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고 정부에 큰 부담을 줘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씨는 이어 “저희들이 가정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염려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이 자리에서 석고대죄해야 마땅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40여일을 지냈고, 배형규(42) 목사와 심성민(29)씨가 무참히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안정을 취한 뒤 국민께 모든 것을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을 마중 나온 피랍자 가족 대표 차성민(30)씨는 “23명이 다 돌아온 것이 아니라 가슴이 아프다”며 “그래도 21명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샘안양병원에 입원해 지난달 먼저 풀려난 김경자(37)·김지나(32)씨와 함께 정밀 건강진단을 받았다.
7월13일 아프간으로 단기선교 활동을 떠난 이들은 같은 달 19일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8월28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석방 합의에 따라 29~30일 이틀에 걸쳐 풀려났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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