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미 한신대 교수 겸 해피시니어 단장(오른쪽)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23일 서울 수송동 희망제작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퇴직 직장인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일자리 창출형 프로그램 ‘행복설계 아카데미’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프로젝트’…재교육뒤 비영리단체에 재취업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수명은 78살. 정년 55살에 은퇴를 한다면 인생의 후반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으로 희망제작소는 퇴직자들이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비영리사회단체에서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이나 관공서를 비롯한 전문직에 종사했던 40~60대 퇴직자들을 재교육시켜 시민단체를 비롯한 학교, 복지기관 등의 비영리단체에 취업하거나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생계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왔으나, 퇴직자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의미를 살리는 목적의 사회공헌형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희망제작소의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퇴직자들이 은퇴 뒤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양질의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영리사회단체는 기관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퇴직자들의 참여로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창출되고, 시민사회 운동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은퇴자들의 사회공헌형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높다. 희망제작소가 지난 3~4월 40~59살 퇴직자 304명과 직장인 2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퇴직자의 60.9%와 직장인의 61.1%가 “비영리단체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무급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비율도 각각 26.4%, 24.2%였다.
또 희망제작소가 비영리사회단체 181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5.9%가 “퇴직자들의 참여가 기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 가운데 87.6%가 “숙련된 경험과 능력이 있다면 일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수요와 공급을 연결시켜주기 위해 희망제작소는 이날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출범했다. 이 아카데미는 다음달 5일까지 40~60대 초반의 대기업, 중소기업, 관공서 등 전문직 퇴직자 40명을 공개 모집해 120시간의 교육을 통해 퇴직자들의 비영리단체 활동과 재취업을 돕게 된다. 현재까지 70여개 비영리단체가 이번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희망제작소는 이들 단체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28~29일 ‘비영리사회단체 리더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