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이창하씨는 위조해 교수로…검찰수사 대상
정덕희씨는 ‘잘못된 학력’ 방조…“사기와 구분해야”
정덕희씨는 ‘잘못된 학력’ 방조…“사기와 구분해야”
유명인들의 거짓 학력 추문을 차분히 지켜본 이들 사이에선 학력 부풀리기와 사기, 방조와 위조는 구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이다.
최근 거짓 학력 논란에서 가장 억울해할 만한 이는 정덕희(53) 명지대 사회교육원 교수다. 방송 등을 통해 자신이 고졸 학력임을 이미 공개했고, 명지대 쪽도 최종 학력이 고졸임을 알고 임용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씨의 경우 인터넷과 자신의 책에 기재된 잘못된 학력 정보에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도의적인 잘못이 남는 셈이다.
그 대척점에는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가 있다. 신씨는 위조된 캔자스대 졸업증명서와 예일대 박사학위 증명서를 이용해 동국대 교수로 임용됐다. 스스로 가짜 학위를 만들어내 돈과 지위를 얻었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을 넘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대 미대에 입학하고 미국 뉴브리지대 순수미술과를 졸업했다는 거짓말로 교수에 임용된 이창하(51) 김천과학대 교수와 외국 비인가 대학 학위를 이용해 국내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단국대 교수로 임용된 김옥랑(62) 동숭아트센터 대표, 역시 외국 비인가 대학 학위를 바탕으로 석사 학위를 받아 명지전문대 교수가 된 영화배우 장미희(50)씨 등도 이 부류에 포함된다.
두 부류의 중간에는 영화감독 심형래(49), 연극배우 윤석화(51), 만화가 이현세(51), 라디오 진행자 강석(55)씨 등이 있다. 이들은 학력과 별개로 자신들의 직업 세계에서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뤘지만, 명예감과 허위의식 등으로 인해 거짓말을 하게 된 경우다. 거짓 학력을 이용해 돈을 벌거나 자리를 얻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낮은 수준의 거짓말로 볼 수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역사학부 교수는 “교수나 학자로서 학력을 위조한 것은 자격 요건과 윤리에 관한 문제로 철저히 검증해야 하지만, 이른바 기죽지 않기 위해 했던 거짓말을 뒤늦게 고백한 경우는 사회가 감싸안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순혁 이정애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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