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학위 파문의 주인공인 동국대 교수 신정아(35)씨가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 공세 속에 공항을 급히 빠져 나가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캔자스대,동국대 주장 부인…신씨 “할 말 없다”
동국대가 미국 박사 학위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신정아(35·여)씨를 교수로 임용할 당시 미국 대학에 학력조회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지만, 미국 대학에는 공문이 접수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캔자스대 토드 코언 홍보실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셔널 스튜던트 클리어링하우스가 우리의 학적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조회 요청을 처리한다”며 “2005년 우리 대학 학적과에 동국대로부터 학력조회 요청이 들어왔다면 여기에 확인했을 텐데 기록상 그런 적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내셔널 스튜던트 클리어링하우스는 2900여개 미국 대학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학력조회 등 학적관리 업무를 처리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지금까지 동국대는 “2005년 9월 초순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예일대와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는 캔자스대에 신씨의 학력조회 요청 공문을 등기 항공우편으로 보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동국대가 갖고 있는 영수증에는 등기번호와 수신 국가만 나와 있을 뿐, 수신처 주소는 적혀 있지 않다.
동국대 진상조사위원회는 공휴일인 17일에도 관련자들을 불러 학위 위조 및 임용 과정 의혹에 대한 조사를 계속했다. 이상일 학사지원본부장은 “홍기삼 전 총장도 조만간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임용택(법명 영배) 이사장에 대한 조사 여부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입국했다가 지난 16일 미국으로 떠난 신씨는 이날(현지시각)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논문 표절을 고졸 학력으로 내린 언론에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말한 뒤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정애 기자, 연합뉴스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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