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서서히 본 궤도
수사팀 ‘편파’ 비쳐질까봐 곤혹
홍은프레닝 의혹 관련자 대거 소환
‘박후보 비방’ 김해호씨엔 근거 추궁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검증 관련 검찰 수사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양쪽을 겨냥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행보만 지켜보며 숨을 죽이고 있다. ■ 수사 행보=이 후보에 대한 수사는 △도곡동 땅 등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다스 실소유주 논란 및 홍은프레닝 특혜 의혹 △이 후보 관련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유출 공방이 불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유출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발언의 진실·거짓 여부를 가릴 ‘실체’ 관련 수사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은 유출자를 따라가는 수사여서 단계마다 언론 보도가 이뤄질 수 있지만,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등은 한꺼풀씩 벗겨갈 수 없는 문제들로, 수사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며 “차명 의혹은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일반 고소 사건과 달리,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다 확인해 조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울 도곡동 땅이 이 후보의 차명 재산인지 밝히기 위해 처남 김재정씨가 낸 도곡동 땅 매각대금 260여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해명자료 검증과 함께 김씨의 동의를 얻어 금융계좌 추적 작업도 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 쪽에서 ‘도곡동 땅은 1999년 대검 중수부 수사 때 클리어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아직 클리어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매입자금의 출처에 대한 김씨의 소명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 관련 특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위원 등 관계자들과 시공사, 강동구청 관계자들을 대거 불러 조사하고 있다. 박 후보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안1부도 이날 체포한 김해호씨를 상대로 박 후보의 재산형성 과정 의혹 등을 제기한 근거 등을 조사했다. 신종대 3차장검사는 김씨가 주장한 육영재단 7대 의혹 등의 규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허위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고 가능한 것은 하고 있고, 할 생각”이라며 “허위성 확인은 공소시효와 상관 없다”고 말했다.
■ 수사팀 분위기=수사팀은 특히 이번 수사가 정략적인 수사로 비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사건을 맡은 셈”이라며 “그러나 조직에서 시킨만큼 그냥 밀고 나가야 하고, 나오면 나오는 대로 다 밝히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검 고위 관계자도 “이번 수사에 대한 정략적 해석은 다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 쪽 인사가 먼저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우선 박 후보 쪽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검찰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어느 한쪽 편을 들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결국 있는 그대로 다 밝히고 원칙대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날 박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이 후보 쪽 인사로 알려진 김해호씨를 전격 체포한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우선 개인정보 유출 관련 수사에서 속도를 내는 것은 강도높은 실체 수사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홍은프레닝 의혹 관련자 대거 소환
‘박후보 비방’ 김해호씨엔 근거 추궁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검증 관련 검찰 수사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양쪽을 겨냥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행보만 지켜보며 숨을 죽이고 있다. ■ 수사 행보=이 후보에 대한 수사는 △도곡동 땅 등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다스 실소유주 논란 및 홍은프레닝 특혜 의혹 △이 후보 관련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유출 공방이 불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유출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발언의 진실·거짓 여부를 가릴 ‘실체’ 관련 수사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은 유출자를 따라가는 수사여서 단계마다 언론 보도가 이뤄질 수 있지만,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등은 한꺼풀씩 벗겨갈 수 없는 문제들로, 수사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며 “차명 의혹은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일반 고소 사건과 달리,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다 확인해 조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울 도곡동 땅이 이 후보의 차명 재산인지 밝히기 위해 처남 김재정씨가 낸 도곡동 땅 매각대금 260여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해명자료 검증과 함께 김씨의 동의를 얻어 금융계좌 추적 작업도 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 쪽에서 ‘도곡동 땅은 1999년 대검 중수부 수사 때 클리어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아직 클리어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매입자금의 출처에 대한 김씨의 소명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 관련 특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위원 등 관계자들과 시공사, 강동구청 관계자들을 대거 불러 조사하고 있다. 박 후보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안1부도 이날 체포한 김해호씨를 상대로 박 후보의 재산형성 과정 의혹 등을 제기한 근거 등을 조사했다. 신종대 3차장검사는 김씨가 주장한 육영재단 7대 의혹 등의 규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허위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고 가능한 것은 하고 있고, 할 생각”이라며 “허위성 확인은 공소시효와 상관 없다”고 말했다.
■ 수사팀 분위기=수사팀은 특히 이번 수사가 정략적인 수사로 비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사건을 맡은 셈”이라며 “그러나 조직에서 시킨만큼 그냥 밀고 나가야 하고, 나오면 나오는 대로 다 밝히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검 고위 관계자도 “이번 수사에 대한 정략적 해석은 다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 쪽 인사가 먼저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우선 박 후보 쪽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검찰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어느 한쪽 편을 들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결국 있는 그대로 다 밝히고 원칙대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날 박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이 후보 쪽 인사로 알려진 김해호씨를 전격 체포한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우선 개인정보 유출 관련 수사에서 속도를 내는 것은 강도높은 실체 수사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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