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후보 9명 대상 투표…다득점자 고사해 이사장·재단서 발탁
가짜 학.석.박사 학위 제출로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이 철회된 신정아씨는 감독후보선정위원회의 후보추천 투표에서 고작 1표를 얻고도 최종 후보에 발탁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는 후보 검증 기구인 선정위의 투표결과에도 불구, 신씨를 최종 후보로 발탁해 외부인사의 개입 등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12일 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 후보선정위의 한 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5월22일 열린 2차 공동 예술감독후보 선정위원회에서 신씨는 고작 1표를 얻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신씨가 국내감독으로 최종 선임됐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다득표를 한 후보가 후보직을 고사해 차점자가 당연히 최종후보에 오를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는 전혀 달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2차 선정위에서는 국내 감독후보 9명과 외국인 감독후보 5명 등 모두 1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추천작업을 벌였으나 국내 감독의 경우 다득점을 한 후보가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그와 함께 나선 차득점 후보 역시 추천이 무효화됐다.
결국 2차 선정위에서 후보 추천을 하지 못해 '공'을 이사장과 재단 측에 떠넘기면서 단 1표만을 얻었던 신씨가 최종후보로 발탁되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후보 선정을 위해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후보들에 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는 등 선정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이사장의 간곡한 '설득'으로 신씨를 국내감독으로 추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원은 "후보 추천과정의 투명성 없이 미술전문인이 아닌 이사장의 전권에 의해 최종후보가 발탁됐다면 누군가의 개입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갑수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천인의 명예와 보호를 이유로 후보 추천인과 추천자료 공개 요구를 거부하는 한편 신정아씨의 감독 발탁 관련 `외압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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