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대·남대문서 표정
7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경찰 관계자들은 참담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검찰 직원 6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마포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도착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첩보보고서를 처음 작성한 강력2팀 2반을 중심으로 오후 1시까지 압수수색을 했다. 남승기 광역수사대장은 문을 굳게 잠근 채 탁자에 앉아 검찰이 압수할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남 대장은 “압수수색 내용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을 받자 “나한테 물어보는 건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고 침통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광역수사대의 한 팀장은 “우리가 한화그룹과 부적절한 관계가 있는지를 검찰이 살펴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없는 게 나올 리가 있겠느냐”면서도 “경찰이 잘 한 일이 없으니 할 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취재진에게 “‘초상집’에 와서 이러면 되겠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남대문경찰서도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검찰이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강력2팀 사무실과 수사과장실, 형사지원팀, 수사지원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동안 경찰관들은 굳은 얼굴로 서류를 들고 바쁘게 사무실을 들락거렸다.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에 깊숙히 관여했던 한 팀장은 “형사를 하고픈 마음이 안든다”며 “돈 받은 사람만 추적하면 되지, 남대문경찰서에서 도대체 뭐가 나오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함께 압수수색을 당한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검찰이) 최근까지의 업무일지와 메모 등을 가져갔다”며 “지나다니는 주민들이 (압수수색을 하는) 풍경을 다 봐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정애 최원형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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