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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가좌역 지반이상 보고 감리단장이 묵살”

등록 2007-06-06 19:50수정 2007-06-06 23:29

수색시설관리소장 “사고 2주전 교수들 현장서 대책 건의”
직원 5m 구덩이 추락고…감리단장은 “이상징후 없어”
지난 3일 일어난 서울 남가좌동 경의선 가좌역 지반 침하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고 나기 두 주 전쯤 지반 이상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감리단장이 이를 묵살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한국철도공사 수색시설관리사업소 박아무개 소장 등 네 사람을 불러 조사한 결과, 박 소장으로부터 “지난달 23일 토질학회 교수 두 명과 지반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본 뒤 대책을 세우도록 현장에 함께 간 홍아무개 감리단장과 시공사 직원에게 말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색사업소 쪽은 이번 사고 지점에서 150여m 떨어진 곳에서 지난달 21일 지반 침하로 생긴 구덩이에 직원이 빠져 다치자, 홍 단장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박 소장은 “신촌시설관리사업소 시설반장도 감리단장에게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니 잘 보라’고 말했지만 홍 단장은 ‘공사현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의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철도공사의 반극동 홍보팀장은 “시설팀 직원이 지질학자의 (비공식) 권고를 담아 ‘지반 침하가 여러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공사 현장 전체에 대한 탐사와 보강작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교수들의 자문 내용이 가좌역 근처 지반 이상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 경고를 담고 있었는지, 이런 내용이 철도시설공단과 감리단장에게 전달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홍 단장은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니 잘 보라는 얘기는 못 들었고, 나는 (구덩이가) 공사로 인해 생겨난 것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정도의 말만 했다”고 반박하고, “구덩이 주변에 지반 침하가 일어났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22~23일 탐침봉으로 선로 주변 지반을 찔러 확인했으나 지반의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색사업소는 ‘선로 보수 일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10~5월22일 사이 가좌역~연희가도교 구간에서 있었던 34건의 보수 가운데 17건이 사고 지점 200m 안쪽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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