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주권자로 자원입대한 안유상 이병과 어머니인 재일동포 다큐멘터리 감독 하진선씨
일본 영주권자로 자원입대 안유상 이병 ‘첫 휴가’
군복 입은채 나리타공항 도착한 아들
‘안울겠다’던 홀어머니 하진선씨 눈물
‘아들의 뿌리찾기’로 다큐감독 데뷔도 “20대 때 아이 아빠하고 연애할 때처럼 아들을 기다리는데 가슴이 뛰네요.” 31일 오후 4시20분께 일본 지바현 나리타 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일본 영주권자 신분으로 올 2월 자원 입대한 아들 안유상(20·오른쪽)씨의 첫 휴가를 기다리는 재일동포 다큐멘터리 감독 하진선(42·왼쪽)씨는 백일만에 처음보는 아들의 얼굴을 그리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5분 뒤 입국장에 나타난 대한민군 육군 복장의 안 이병은 어머니의 품에 안긴 뒤 군인답게 곧바로 거수경례를 올렸다. 어느새 늠름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성장한 아들의 모습에 “절대 울지 않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하씨의 눈가는 어느새 눈물로 가득했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첫 휴가 나온 군복의 아들과 엄마의 상봉 장면’에 지나가던 일본 사람들도 잠시 발길을 머추고 힐끔힐끔 쳐다보며 관심을 나타냈다. 안 이병은 “엄마한테 한국의 남자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군복을 입고 입국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하씨는 제복을 입고 구릿빛으로 그을린 윤 일병의 모습에 “어딘지 책임감 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입대하기 전에는 얼굴에 긴장감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여유가 있어진 것같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외국생활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던 아들이 또다시 힘든 경험을 할 것을 걱정했어요. 군대를 보내는 게 옳은지 판단이 잘 안서 많이 울었어요.” 하씨는 8년전 초등학교 5학년때 자신을 따라 일본에 건너와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던 아들이 2005년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를 견학하고 4박5일간 해병대캠프를 체험한 끝에 군에 입대하겠다고 했을 때 선뜻 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아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을 ‘URINARA’(우리나라)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 영화를 대학가와 구민회관 등에서 상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남편과 이혼한 뒤 자식 둘을 데리고 타국에서 갖은 고생을 하다 30대후반 늦은 나이에 영화학교에 들어가 영상작가의 세계에 뛰어든 하씨의 첫작품이다. 안 이병의 군대생활은 예상한 대로였을까? 안 이병은 “처음 입대했을 때 한국어를 제대로 못해 동료들과 의사소통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그러나 동료들이 잘 챙겨줘 이제 말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저도 동료들에게 일본말을 가르쳐주는 등 군대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에 들어온 것에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입대한 것을 후회하면 앞으로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무엇을 배울까를 잘 생각해 생활하겠습니다.”일본 민영방송 등 한·일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내 어머니와 아들은 마주잡은 손을 놓을줄을 몰랐다. 글·사진 나리타/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안울겠다’던 홀어머니 하진선씨 눈물
‘아들의 뿌리찾기’로 다큐감독 데뷔도 “20대 때 아이 아빠하고 연애할 때처럼 아들을 기다리는데 가슴이 뛰네요.” 31일 오후 4시20분께 일본 지바현 나리타 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일본 영주권자 신분으로 올 2월 자원 입대한 아들 안유상(20·오른쪽)씨의 첫 휴가를 기다리는 재일동포 다큐멘터리 감독 하진선(42·왼쪽)씨는 백일만에 처음보는 아들의 얼굴을 그리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5분 뒤 입국장에 나타난 대한민군 육군 복장의 안 이병은 어머니의 품에 안긴 뒤 군인답게 곧바로 거수경례를 올렸다. 어느새 늠름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성장한 아들의 모습에 “절대 울지 않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하씨의 눈가는 어느새 눈물로 가득했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첫 휴가 나온 군복의 아들과 엄마의 상봉 장면’에 지나가던 일본 사람들도 잠시 발길을 머추고 힐끔힐끔 쳐다보며 관심을 나타냈다. 안 이병은 “엄마한테 한국의 남자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군복을 입고 입국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하씨는 제복을 입고 구릿빛으로 그을린 윤 일병의 모습에 “어딘지 책임감 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입대하기 전에는 얼굴에 긴장감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여유가 있어진 것같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외국생활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던 아들이 또다시 힘든 경험을 할 것을 걱정했어요. 군대를 보내는 게 옳은지 판단이 잘 안서 많이 울었어요.” 하씨는 8년전 초등학교 5학년때 자신을 따라 일본에 건너와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던 아들이 2005년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를 견학하고 4박5일간 해병대캠프를 체험한 끝에 군에 입대하겠다고 했을 때 선뜻 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아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을 ‘URINARA’(우리나라)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 영화를 대학가와 구민회관 등에서 상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남편과 이혼한 뒤 자식 둘을 데리고 타국에서 갖은 고생을 하다 30대후반 늦은 나이에 영화학교에 들어가 영상작가의 세계에 뛰어든 하씨의 첫작품이다. 안 이병의 군대생활은 예상한 대로였을까? 안 이병은 “처음 입대했을 때 한국어를 제대로 못해 동료들과 의사소통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그러나 동료들이 잘 챙겨줘 이제 말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저도 동료들에게 일본말을 가르쳐주는 등 군대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에 들어온 것에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입대한 것을 후회하면 앞으로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무엇을 배울까를 잘 생각해 생활하겠습니다.”일본 민영방송 등 한·일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내 어머니와 아들은 마주잡은 손을 놓을줄을 몰랐다. 글·사진 나리타/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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