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기꾼 속아 전역직전 보험 집중가입” 각별 주의 당부
전역을 앞둔 직업 군인들이 보험 사기 브로커들에게 속아 보험 사기에 가담하거나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잦아 육군 수사기관과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섰다. 보험 사기 브로커 가운데는 퇴역 군인들이 포함돼 있다.
김광연 금감원 보험조사실장은 30일 “장기 하사관 출신 전역자들이 보험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전역을 앞둔 현역 군인들을 갖가지 보험에 가입시킨 뒤, 군 복무 중 입은 질병이나 상해가 보험 가입 이후 생긴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내고 있다는 신고들이 접수됐다”며 “보험에 가입한 군인들이 최근 3년 동안 가입한 보험 종목과 보험금 지급 실태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조사를 받은 사람은 200~300명에 이르며, 사기 브로커 조직은 10여개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당국도 “현재까지 보험 사기 브로커 7~8명에 대한 신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경민 금감원 특별조사반장은 “조사 결과 최근 3달 동안 10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한 사례도 포착됐다”면서 “대부분 세상 물정에 어두운 장기 하사관과 초급 장교 등이 브로커들의 범행 대상”이라고 말했다. 보험 사기 브로커들은 수수료로 실수령 보험금의 50% 가량을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7일 <국방일보>를 통해 “최근 군 간부들을 상대로 한 보험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당시 <국방일보>는 육군 수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브로커들의 보험사기 유형을 자세히 소개했다.
보험 사기 과정을 보면, ①보험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보험 브로커가 전·현직 군 간부들에게 접근해 다수의 보험에 가입시킨다. ②과거 군 병원에서 치료한 무릎과 허리 등 부상 부위를 최근 사고로 다친 것처럼 위장하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다. ③보험금을 수령하도록 교사한다. ④수령한 보험금 중 일부(50% 가량)를 수수료로 가로챈다.
조경민 특별조사반장은 “보험 사기 브로커에게 속아 전역 직전에 보험에 집중 가입해 불법적으로 보험금을 타낸 전역 군인들에 대해서는 조만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익림 김성걸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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