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승소 분석
“대법선 무죄 확신”
“대법선 무죄 확신”
항소심 판결을 보는 삼성의 해석은 검찰과 사뭇 다르다. 항소심의 최대 쟁점은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따른 에버랜드의 손해액 산정과 삼성그룹 차원의 공모 여부였다. 특히 검찰의 추가 수사에 영향을 줄 ‘그룹 차원의 공모’ 부분과 관련해, 삼성 전략기획실의 한 임원은 “재판부의 판단 유보는 (공모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죄 판결이 났지만 ‘사실상의 승소’라는 분석인 것이다.
그룹 법무실의 김수목 전무는 “재판부가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권 이전 목적의 공모’라는 1·2심의 검찰 공소사실의 기본 전제를 인정하지 않고 범죄 사실에서 배제함으로써 검찰의 기본 논리를 사실상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손해액과 관련해서도, 삼성 쪽은 “손해를 인정해 특경가법을 적용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도 “검찰이 기소한 에버랜드의 손해액 970억원 중 881억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손해액에 대해서 이처럼 법원과 검찰 간에 뚜렷한 의견 차이가 있는데, 이런 사안을 두고 10여년 전 기업 임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게 삼성 쪽 논리다.
삼성은 1·2심에서 모두 인정된 회사 손해 관련 혐의사실에 대해서도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환사채 발행 때 주식 전환가격이 높든 낮든 회사에 들어오는 돈(자금)에는 차이가 없다는 점, 전환가격이 낮다고 해도 그 손해는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이지 회사의 손해는 아니라는 점 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전무는 “항소심 판결은 법리상 문제가 많은 만큼 법률심인 대법원에서는 순수하게 법 논리에 따라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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