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걸 희망제작소 팀장. 한겨레 자료사진
안진걸 희망제작소 팀장, 시민·사회단체에 쓴소리
시민운동가가 시민·사회단체의 집회·시위 문화에 쓴소리를 던졌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6개월마다 내는 <시민과 세계>에 기고한 ‘소통과 연대의 집회를 위하여’라는 글에서 “사회운동의 주요 활동 수단인 집회·시위에 대해 이제는 광범위한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집회·시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현재 집회·시위 문화의 문제를 짚었다. 안 팀장은 “사회운동의 집회·시위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짜증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통체증 △감동이 없는 집회 △행사장을 뒤덮는 깃발 △전경과의 충돌 △소음 △화형식 △음주행위 등으로 시민들이 시민·사회단체의 집회·시위에 거리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대안이 있는데도 도로 위 행사나 행진을 관성처럼 진행해 길이 막혀 국민들의 짜증이 민주사회에서 참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정도에 이르렀다면 깊이 반성해볼 수밖에 없다”며 “집회 신고 때부터 되도록 도로 위를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 집회를 준비하던 사람들은 집회를 막으러 온 경찰, 전경마저 감동시키려 했다”며 “요즘 집회는 감동이 부족하다. 운동권 중심으로 이뤄져 보통의 시민들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지적했다. 집회·시위의 구호도 쉽게 해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그는 “집회·시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큰 깃발 때문에 시민들이 거리감을 느껴, ‘깃발 없는 집회’도 상상해 보자”며 “경찰의 무리한 압박이나 행진 봉쇄로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전경과의 충돌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많은 집회·시위를 직접 기획하기도 했는데 이런 글을 쓰는 게 쑥스러웠다”며 “반박과 비판 등의 토론을 거쳐 소통과 연대가 넘치는 집회·시위 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라고 글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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