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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대 뜯은 혐의로 영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사업가를 협박해 수억원대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공갈) 등으로 옛 폭력조직 ‘양은이파’ 우두머리 조양은(57)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5차례에 걸쳐 박아무개(46)씨에게서 10억여원을 받아내고, 2005년 10월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있던 황아무개(46)씨한테 “태도가 건방지다”며 탁자 위에 놓인 얼음통 등을 집어던져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남승기 광역수사대장은 “박씨가 ‘도박빚을 대신 갚으라며 조씨가 현금 등 22억원을 빼앗았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조씨는 ‘사업상 10억 정도를 빌린 적은 있지만 갈취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두 가지 혐의 외에 추가 혐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조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지난 13일 밤 11시30분께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조씨를 긴급체포했다. 지난 1월부터 호텔에서 머물러온 조씨는 종업원들에게 “나를 찾는 전화가 오거나 사람이 찾아오면 없다고 하라”고 지시하고, 수시로 방을 바꿨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씨는 1970년대 양은이파를 조직해 한때 ‘서방파’, ‘오비(OB)파’와 함께 전국 조직폭력계를 삼분해오다, 80년 범죄단체 결성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았다. 95년 만기 출소한 뒤 신앙간증을 하고 다니는 등 기독교인으로 거듭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금품 갈취와 외국 원정도박 등으로 두 차례 구속돼 복역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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