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못 볼 ‘대추리의 봄’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이 29일 아침부터 공동이사를 시작했다. 24살 때 이곳에 시집와 33살 때 남편을 여의고 시어머니와 농사 지으며 자식 셋을 대학까지 보냈다는 김영애(58·맨왼쪽)씨가 아쉬운 대로 짐은 이삿짐 차에 실은 뒤 외손주, 사위와 집을 뒤로 한 채 힘없이 걸어가고 있다.
기지 이전에 반대하며 대추리에 남았던 46가구 주민 중 12가구가 이날 2년여 임시로 살 팽성읍 송화리 전셋집으로 이사를 떠났다. 남은 34가구도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이사할 계획이다. 24일엔 2004년 9월1일부터 2년6개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밝혔던 촛불도 꺼야만 했다. 마을 곳곳은 국방부의 강제철거가 집행되면서 폐허로 변했지만, 들녘엔 아직도 지난해 농부들이 뿌려놓은 파며 마늘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평택/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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