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내신문인 <대학신문>이 학교 주변 유사성행위업소 실태를 체험르포 형태로 보도했다가 취재 방법의 적절성 여부를 둘러싼 시비에 휘말렸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 주변 고시촌의 성매매업소 실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학신문은 지난 19일치에 서울 관악구 신림9동에 있는 고시촌의 유사성행위 업소 현황과 실태를 고발하는 네 꼭지의 기사를 실으면서 취재기자가 직접 한 업소에서 돈을 주고 마사지를 체험한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기사 내용과 취재 방법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2001년 경제학부에 입학한 이태백씨는 “이용자의 신분이 취재기자든 아니든, 그저 단순한 ‘마사지’든, 손님 대 종업원의 관계로 만난 것은 여성이 판매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반론을 이 신문에 실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학신문쪽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본래 기획의도는 신림동 고시촌을 병들게 하고 있는 유사성행위 업소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취재 중 신체 접촉의 범주는 등과 어깨에 대한 간단한 마사지뿐이었다”고 밝혔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 지역 유사성행위업소는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업소만 15곳에 이른다. 홍성진 관악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고시촌이다보니 좁은 지역에 업소가 밀집해 있고 다른 지역보다 가격도 싼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마사지 업소를 가끔 찾는다는 고시생 김성철(30·가명)씨는 “보통 성매매 업소와 달리 정해진 시간 동안 편하게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외롭고 힘든 고시생에게 위안이 된다”며 “주말에는 기다려야 할 만큼 남자 고시생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10년 동안 신림동 주민으로 살면서 고시생들을 가까이 접해온 이상연 <법률저널> 편집국장은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을 업주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김지은 수습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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