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골프장사장 납치사건
가짜 체포영장 제작·납치 장소 동행 등
본인 “골프장 팔게 돕고 30억 받으려”
주변선 “전관예우로 돈 충분한데 왜”
자기계좌서 도피자금등 허점 노출도 의문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 김아무개(40)씨가 지난달 26일 인천공항에서 일어난 경기 용인 ㅎ골프장 사장 일행 납치 사건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등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문이 일고 있다. 소식을 접한 검찰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전 부장검사 납치 혐의 구속=인천공항경찰대는 13일 김 변호사가 납치 범행에 이용한 가짜 체포영장을 직접 만들었고 납치 현장과 감금 장소에까지 동행했으며, 피해자들이 탈출한 뒤에는 범죄를 은폐하도록 공범들에게 지시하고 도피자금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인천지법 조현욱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부장판사는 “김씨가 이번 납치사건은 골프장 사장 강아무개씨와 골프장을 인수하려는 기업인수회사 대표 정아무개(39)씨가 꾸민 자작극이고 자신은 이를 모른 채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김씨가 납치에 적극 가담하는 등 전반적인 정황상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리송한 범행 동기=하지만 범행 동기는 아직 불명확하다. 경찰은 ㅎ골프장 사장 강아무개씨의 외삼촌 윤아무개(66)씨가 ㅎ골프장의 운영권을 빼앗기 위해 지난달 20일 평소 친분이 있던 김 변호사와 기업인수합병 회사 대표 정씨를 만나 납치극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01년 평택지청에 근무하던 때 사건 관련자로 윤씨를 알게 된 뒤 계속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강씨를 납치해 인감도장 등을 빼앗은 뒤 골프장을 팔아 윤씨가 2000억원, 정씨가 1500억원, 김 변호사가 300억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제적 대가가 김 변호사의 범행 동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서 법률자문 비용 등으로 20억∼30억원을 받기로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의 동생 역시 이날 기자들을 만나, “검찰을 그만둔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어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허점 많은 범행=이번 범행 과정에서 보인 김 변호사의 행동이 부장검사까지 지낸 이로선 지나치게 허술한 점도 의문이다. 김 변호사는 납치 현장은 물론 강씨를 감금한 강원 평창의 한 펜션에 직접 나타나고, 범행 뒤 공범들에게 도피자금을 건네면서 자신의 계좌에서 직접 돈을 보내는 등 범죄의 흔적을 여러 곳에 남겼다. 또 김 변호사는 강씨가 펜션에서 탈출한 뒤인 지난달 28일에도 범행 가담자 7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다. 붙잡히면 48시간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라’는 등 범행 은폐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런 김 변호사의 행적에 대해 그의 사법시험 동기들은 “충격적이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법시험 동기인 한 지청장은 “검찰에서는 능력 있고 인정받는 검사를 국정원에 보낸다”며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친구도 아니어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황상철 기자 miso@hani.co.kr
본인 “골프장 팔게 돕고 30억 받으려”
주변선 “전관예우로 돈 충분한데 왜”
자기계좌서 도피자금등 허점 노출도 의문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 김아무개(40)씨가 지난달 26일 인천공항에서 일어난 경기 용인 ㅎ골프장 사장 일행 납치 사건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등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문이 일고 있다. 소식을 접한 검찰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전 부장검사 납치 혐의 구속=인천공항경찰대는 13일 김 변호사가 납치 범행에 이용한 가짜 체포영장을 직접 만들었고 납치 현장과 감금 장소에까지 동행했으며, 피해자들이 탈출한 뒤에는 범죄를 은폐하도록 공범들에게 지시하고 도피자금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인천지법 조현욱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부장판사는 “김씨가 이번 납치사건은 골프장 사장 강아무개씨와 골프장을 인수하려는 기업인수회사 대표 정아무개(39)씨가 꾸민 자작극이고 자신은 이를 모른 채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김씨가 납치에 적극 가담하는 등 전반적인 정황상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리송한 범행 동기=하지만 범행 동기는 아직 불명확하다. 경찰은 ㅎ골프장 사장 강아무개씨의 외삼촌 윤아무개(66)씨가 ㅎ골프장의 운영권을 빼앗기 위해 지난달 20일 평소 친분이 있던 김 변호사와 기업인수합병 회사 대표 정씨를 만나 납치극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01년 평택지청에 근무하던 때 사건 관련자로 윤씨를 알게 된 뒤 계속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강씨를 납치해 인감도장 등을 빼앗은 뒤 골프장을 팔아 윤씨가 2000억원, 정씨가 1500억원, 김 변호사가 300억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제적 대가가 김 변호사의 범행 동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서 법률자문 비용 등으로 20억∼30억원을 받기로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의 동생 역시 이날 기자들을 만나, “검찰을 그만둔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어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허점 많은 범행=이번 범행 과정에서 보인 김 변호사의 행동이 부장검사까지 지낸 이로선 지나치게 허술한 점도 의문이다. 김 변호사는 납치 현장은 물론 강씨를 감금한 강원 평창의 한 펜션에 직접 나타나고, 범행 뒤 공범들에게 도피자금을 건네면서 자신의 계좌에서 직접 돈을 보내는 등 범죄의 흔적을 여러 곳에 남겼다. 또 김 변호사는 강씨가 펜션에서 탈출한 뒤인 지난달 28일에도 범행 가담자 7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다. 붙잡히면 48시간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라’는 등 범행 은폐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런 김 변호사의 행적에 대해 그의 사법시험 동기들은 “충격적이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법시험 동기인 한 지청장은 “검찰에서는 능력 있고 인정받는 검사를 국정원에 보낸다”며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친구도 아니어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황상철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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