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 홍보하는 학생들
장래희망 홍보하고 장학금 받았어요
안무가·과학자·변호사…하고싶은 것 많아
공부보다 ‘봉사’로 이웃 챙기는 착한 마음도 “안녕하세요, 저는 김민정(18)이에요. 때리는 아버지를 피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동생과 함께 쉼터에 와서 지내게 됐어요. 쉼터에서 살면서부터 파워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화가 나고 속상할 때마다 춤을 추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제 꿈은 안무가가 되어 나중에 저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거랍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특기가 없어도 괜찮았다. 경제 형편에 따른 제한도 없었다. 이 장학금은 오로지 꿈이 있고, 그 꿈을 어떻게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를 당당히 밝힌 청소년들에게 돌아갔다. 홀트아동복지회와 국가청소년위원회,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꿈과 희망을 홍보하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100만원과 여름방학 중 외국 연수 기회, 국가청소년위원회 청소년자원봉사자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아름다운 청소년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 달 동안 인터넷을 통해 142명의 청소년들이 스스럼없이 제 꿈을 드러냈고, 누리꾼 1001명이 참여해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달 31일 열린 최종심사 현장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쭈욱 정리해 책으로 만들어 오거나, 자신이 쓴 글이 실린 기사를 곱게 스크랩해 오는 등 야무지게 제 꿈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해서 “창의력을 살려 직업은 과학자, 부업으론 세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아름다운 글을 쓰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조수환(14)군부터, 한날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어도 장래희망은 반도체 시스템 공학자와 신약연구원으로 각기 다른 쌍둥이 형제 박힘찬·박하늘샘(18)군까지 10명이 최종으로 선발됐다. 특히 이날 상을 받은 청소년들은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는,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을 챙기고 있어 더욱 빛이 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지 않도록 소외된 이들에게 힘이 되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배진희(18)양은 여동생 둘과 친구들을 모아 ‘에인절 오브 뮤직’이라는 음악봉사동아리를 만들고 노인요양원 등을 돌며 음악회를 열어왔다. 배양은 요양원에 후원이 줄어 난방비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달 10일 ‘난방비모금음악회’를 개최했다. 기획서를 만들고, 지역의 대형마트를 찾아가 장소 협찬을 얻는 모든 과정을 도움 없이 홀로 해냈다.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고, 배양은 모은 성금 200만원으로 요양원 할머니 할아버지께 따뜻한 겨울을 선물할 수 있었다. 장학금을 받은 뒤 배양은 “제 꿈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간절히 바라면 생각도 못한 도움이 오는 것 같다”며 “장학금으로 받은 돈으론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사야겠다”며 웃었다. 심사에 참여한 홀트아동복지회 신미숙 후원팀장은 “요즘 아이들이 입시 고민밖에 할 틈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적극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꿈과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며 “우리 청소년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공부보다 ‘봉사’로 이웃 챙기는 착한 마음도 “안녕하세요, 저는 김민정(18)이에요. 때리는 아버지를 피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동생과 함께 쉼터에 와서 지내게 됐어요. 쉼터에서 살면서부터 파워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화가 나고 속상할 때마다 춤을 추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제 꿈은 안무가가 되어 나중에 저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거랍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특기가 없어도 괜찮았다. 경제 형편에 따른 제한도 없었다. 이 장학금은 오로지 꿈이 있고, 그 꿈을 어떻게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를 당당히 밝힌 청소년들에게 돌아갔다. 홀트아동복지회와 국가청소년위원회,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꿈과 희망을 홍보하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100만원과 여름방학 중 외국 연수 기회, 국가청소년위원회 청소년자원봉사자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아름다운 청소년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 달 동안 인터넷을 통해 142명의 청소년들이 스스럼없이 제 꿈을 드러냈고, 누리꾼 1001명이 참여해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달 31일 열린 최종심사 현장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쭈욱 정리해 책으로 만들어 오거나, 자신이 쓴 글이 실린 기사를 곱게 스크랩해 오는 등 야무지게 제 꿈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해서 “창의력을 살려 직업은 과학자, 부업으론 세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아름다운 글을 쓰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조수환(14)군부터, 한날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어도 장래희망은 반도체 시스템 공학자와 신약연구원으로 각기 다른 쌍둥이 형제 박힘찬·박하늘샘(18)군까지 10명이 최종으로 선발됐다. 특히 이날 상을 받은 청소년들은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는,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을 챙기고 있어 더욱 빛이 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지 않도록 소외된 이들에게 힘이 되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배진희(18)양은 여동생 둘과 친구들을 모아 ‘에인절 오브 뮤직’이라는 음악봉사동아리를 만들고 노인요양원 등을 돌며 음악회를 열어왔다. 배양은 요양원에 후원이 줄어 난방비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달 10일 ‘난방비모금음악회’를 개최했다. 기획서를 만들고, 지역의 대형마트를 찾아가 장소 협찬을 얻는 모든 과정을 도움 없이 홀로 해냈다.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고, 배양은 모은 성금 200만원으로 요양원 할머니 할아버지께 따뜻한 겨울을 선물할 수 있었다. 장학금을 받은 뒤 배양은 “제 꿈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간절히 바라면 생각도 못한 도움이 오는 것 같다”며 “장학금으로 받은 돈으론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사야겠다”며 웃었다. 심사에 참여한 홀트아동복지회 신미숙 후원팀장은 “요즘 아이들이 입시 고민밖에 할 틈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적극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꿈과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며 “우리 청소년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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