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배우 이찬과의 신혼여행 직후 파경으로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탤런트 이민영 측이 이찬으로부터의 폭행설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공개한 사진. 이민영 측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찬·이민영씨 사건으로 본 연예인 커플 폭력
동료 탤런트 이찬(30·본명 곽현식)씨와 결혼 10여일 만에 파경에 이른 이민영(30)씨가 코뼈 접합수술을 받고 새끼 손가락이 탈골된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씨의 변호인인 김재철 변호사는 1일 언론사에 전자우편을 보내 “이씨가 폭행으로 인해 수술을 받고 서울 길동 강동성심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라며 이씨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이민영씨는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찬씨가) 사소한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을 했지만 매번 다음날이면 찾아와 무릎을 꿇고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이미 결혼을 결심한 상태였고, 결혼을 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기에 매번 용서를 했다”고 말했다. 임신중이던 이씨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난달 19일 이찬씨와의 다툼 이후 유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찬씨는 사진이 공개된 이날 오후 언론사에 전자우편을 보내 “신혼집 장만 문제 등을 놓고 민영씨 집에서 요구가 많아 결혼 전부터 다툼이 잦았는데, 신혼여행 직후 서로 7~8차례 따귀를 주고 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폭행이 이씨가 유산한 직접적 원인이 되지 않았음도 암시했다. 그러나 이민영씨 쪽은 “따귀를 때렸을 뿐이라는 이찬씨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재반박했다.
폭행 소식이 알려지자 현재 이찬씨가 현재 출연 중인 <에스비에스> 드라마 ‘눈꽃’ 게시판에는 ‘이씨를 퇴출시키지 않으면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양쪽의 지루한 공방 속에서도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폭력의 실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정폭력의 단면을 보여준다. 폭력이 일상화돼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쉬쉬하다가 더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질 때에야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연예기획사 대표 이아무개(31)씨는 “이미지를 목숨처럼 여기는 연예인들의 경우 참다못해 불화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어서, 아주 심각한 폭행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해자 처벌도 미약해 흐지부지 끝나기 마련이다. 그동안 부부 폭력으로 말미암은 연예인들의 이혼사례는 해마다 이어져 왔다. 2003년과 2005년에는 개그우먼 이경실씨와 김미화씨가, 2004년에는 탤런트 최진실씨가 남편의 폭력을 이유로 이혼했다.
박명혜(51) 여성폭력위기전화 상담원은 “사건을 철저하게 규명해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당사자들이 숨기고 쉬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이정훈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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