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협박하는 경고장과 흉기가 함께 들어있는 소포가 배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23일 황장엽씨가 명예위원장으로 있는 <자유북한방송>에 붉은색으로 칠한 황씨 사진과 경고문, 손도끼 한자루가 들어 있는 택배 소포가 황씨 이름 앞으로 배달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방송은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북한 바로알기와 북한 민주화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다.
경고문에는 북한 핵 문제, 햇볕정책 등과 관련한 황씨 발언을 비난하는 내용과 더불어 “황장엽 쓰레기 같은 입 다물라”, “다음에는 경고가 아니라 죄값에 맞는 처벌을 할 것”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소포에는 서울 도봉구 이아무개씨의 이름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경찰조사 결과 꾸며낸 인물과 주소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성 자유북한방송 부국장은 “지난 2004년 3월과 2006년 6월·11월에도 황씨가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동지회, 귀순자협회 등 사무실로 이번과 비슷한 경고문 등이 담긴 소포가 배달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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