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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연금환급 전화 사기’ 50대 홍콩인 영장신청

등록 2006-12-20 21:12

중국 범죄조직 가담 가능성도
‘납치 사기’모방 중학생 붙잡아
전화를 이용한 가족 납치, 연금 환급 사기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본뜬 모방범죄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민연금 환급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관악경찰서는 20일 국민연금을 환급해 준다고 속여 손아무개(32)씨 등 20여명한테서 모두 9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홍콩인 펑아무개(55)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펑은 조선족 여행사 직원인 김아무개(32·여)씨 등을 통해 한국인 박아무개씨 등 8명에게서 통장 106개를 제공받아 이 중 20여개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펑이 머물던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서 ‘숙소를 한곳에 잡지 않는다’, ‘일행이 검거되는 등 비상상황이 벌어지면 뿔뿔이 흩어진다’, ‘여럿이 함께 다니지 않는다’ 따위가 적힌 중국어 쪽지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직접 작성한 행동지침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범죄조직의 지시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급 사기 피해 규모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된 전화 사기 피해 건수는 모두 60건으로, 피해 금액은 2억4300만원에 이른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도 지난 5월부터 22건의 전화 사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강남 삼성동의 가족 납치 사기 사건과 관련해 대만인 용의자 후아무개 등 3명이 서울 강남·마포·영등포 등지에서 1천만원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환급 사기 사건과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잇따른 전화 사기 사건을 모방한 범죄도 발생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주부에게 “아들이 여기 있으니 빨리 돈을 가져오라”며 네 차례 협박전화를 건 중학생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에서 “최근 납치 협박 전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인터넷 뉴스를 통해 보고 졸업여행 중 들뜬 마음에 무작위로 번호를 눌러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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