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번 매코맥 교수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로 동북아시아 정책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압력을 최대한 막아내며 중심을 잡는 것이다.”
개번 매코맥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명예교수는 24일 “북핵 문제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식민지 과거와 한국전쟁,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져 온 북한의 역사적 맥락이 망각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중국이 아닌 한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정책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 온 아시아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이 북 핵실험 유도했다”
그러기에 북한 핵실험에 대한 평가는 그답다. ‘미국이 현 상황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보고 배운 것’은 미국 등 전세계 강국들이 여전히 핵무기로 위협하며 핵무기가 없는 나라들을 짓밟는 현실이었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자국을 방위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 놀라운 일인가?”라고 그는 반문했다.
그의 비판은 일본으로도 이어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본 내에 북한에 대해 어떤 종류의 이해나 동정 여론도 발붙일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개인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아베 신조 등 극우파를 막아낼 리더십이 없었다.”
그러나 미 중간선거의 결과는 일본의 행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제국’ 위상을 용인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 자민당 극우파 가운데 친미파가 아닌 반미파의 목소리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면서, 역설적이지만 “이들 반미 우익의 부상은 과거 자신을 서구의 일원으로 간주하던 일본을 아시아의 일원으로 돌려놓는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기대하는 것은 한국이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달된 시민사회를 갖고 있는 한국의 어깨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정부 이래 합리적인 접근을 견지해 온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압력을 막아내며 자신이 경험한 정치·경제적 발전의 과정을 북한이 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정부가 북한인권 결의에 찬성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데 대해선 충고 겸 비판을 잊지 않았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한국이 그동안 북한 인권에 대해 택한 접근법은 큰 틀에서 보면 합리적이다. 북한에서 하루아침에 서구민주주의 수준에 맞는 인권을 기대할 수는 없다. 중국과 한국의 경우에서 목도했듯이 인권 문제에 대한 해법은 북한 내부에서 나와야 하고, 이는 정치·경제적 상황을 개선시켜야만 가능하다. 살아남는 문제는 투표권보다 항상 더 중요하다.” “미·일 압력 막아내며 북한 개방 이끌어 내야” 오스트레일리아 태생인 매코맥은 일본, 영국 등에서 일본어, 중국어, 역사학 등을 공부한 동북아시아통이다. 현재 일본에 머물며 동아시아 민족주의와 환경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본, 허울뿐인 풍요>와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등이 있다. 부산/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한국의 시민사회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한국이 그동안 북한 인권에 대해 택한 접근법은 큰 틀에서 보면 합리적이다. 북한에서 하루아침에 서구민주주의 수준에 맞는 인권을 기대할 수는 없다. 중국과 한국의 경우에서 목도했듯이 인권 문제에 대한 해법은 북한 내부에서 나와야 하고, 이는 정치·경제적 상황을 개선시켜야만 가능하다. 살아남는 문제는 투표권보다 항상 더 중요하다.” “미·일 압력 막아내며 북한 개방 이끌어 내야” 오스트레일리아 태생인 매코맥은 일본, 영국 등에서 일본어, 중국어, 역사학 등을 공부한 동북아시아통이다. 현재 일본에 머물며 동아시아 민족주의와 환경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본, 허울뿐인 풍요>와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등이 있다. 부산/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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