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독도에 군대 파견?” 오보에 누리꾼 “들썩”

등록 2005-03-11 11:50수정 2005-03-11 11:50

<세계일보>는 11일자 가판에서 “독도에 군대 파견할 수 있다”는 윤광용 국방장관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2면 기사로 비중있게 실었지만 오보로 밝혀졌다. 김미영 기자
<세계일보>는 11일자 가판에서 “독도에 군대 파견할 수 있다”는 윤광용 국방장관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2면 기사로 비중있게 실었지만 오보로 밝혀졌다. 김미영 기자
일부언론 “독도, 군 파견할 수도”…국방부 “분쟁지역 인정꼴”반박

“독도에 군병력을 보낼 수도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이 10일 언론에 “독도에 군대를 보낼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한 일간신문이 보도해, 인터넷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세계일보>는 11일치 2면(가판)에 윤광웅 국방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독도의 군병력 파견은 70년대 논의했던 적이 있으나 군이 가는 문제는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독도 수호위해 군 파견할수도”라는 제목을 달아 2단 상자기사로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기사에서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한일간 독도 영유권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현재 상주중인 전투경찰 대신 군병력이 나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해석을 달며, 국방장관의 발언을 주요하게 평가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따 “장관이 농담식으로 말했지만 뼈가 있는 얘기”라며 “일본 항공기의 독도 상공 비행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계속될 경우 독도 군병력파견은 고려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무게를 실었다.

한-일간 엄청난 긴장을 부를 수도 있는 <세계일보>의 기사는 오보로 확인됐다. 오보임을 확인한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기사는 <세계일보> 시내판과 인터넷에서는 곧 삭제됐다.

기자간담회서 농담으로 오고간 말, 현장 없던 매체에 의해 ’선정적 보도’

그러나 정작 “독도 수호위해 군 파견할 수도”라는 기사를 보도한 매체의 기자는 이 간담회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독도수호 위해 군 파견할 수도' 기사가 나오게 된 배경인 10일 기자간담회는 아래와 같다.

10일 낮 12시에 예정된 국방장관과의 기자간담회를 위해 장관을 기다리던 기자들은 농담을 주고 받았다. “독도 문제로 시끄럽다. 국방장관이 오면 독도에 군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자. 어떤 식으로든 답변만 나오면 내일자 1면 머릿기사 아니겠나.”

낮 12시10분께 윤광웅 장관이 도착하자 기자들 일부가 “우리가 장관을 기다리면서 이런 얘기를 나눴다.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라면서 우스개식으로 말을 건넸다. 윤 국방장관은 “안 그래도 외교부장관이 독도 문제를 외교 문제가 아니라 주권의 문제라고 발언했다. 독도에 군대 투입 문제는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던 지난 70년대 일각에서 나온 적이 있으나, 말이 안되는 주장이다”고 일축했다. 독도에 군 투입 관련 세계일보 보도가 발언의 근거로 삼은 국방장관의 발언내용과 다른 맥락이다.

오보는 신문에서 삭제되었지만, 인터넷에서는 ’엎질러진 물’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뉴스유통의 변화는, 엎질러진 기사를 주워 담을 수 없게 만들었다.

세계일보의 가판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조선닷컴>과 <데일리안> 등 인터넷매체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고, 경쟁적으로 포털이 기사를 퍼나르면서 누리꾼들은 ‘흥분’에 빠졌다.

특히 이 기사는 지난 8일 일본 아사히 신문 소속 12인승 경비행기가 독도 인근 상공에 출현했고, 지난 9일에는 일본 해경 초계기가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근접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출격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더구나 이날은 일본 시네마현 의회 총무위원회가 ‘독도의 날’ 조례안 심의·가결을 강행한 날이어서 누리꾼들은 환호했다. 국방부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는 “잘 한다”는 격려 이메일과 댓글이 쏟아졌다. ‘buguri224’는 “독도 수호 위해 해병대를 파견시켜라!”라고 주문했고, ‘loverkorean’는 “멋지다”라고 글을 남겼다.

국방부 게시판 “장관님 파이팅…바다건너 쪽바리 쓸어버립시다”

“장관님 화이팅! 장관님. 독도에 군대 보내는것 적극 찬성입니다. 심각하게 검토해주세요. 독도는 우리땅 아님니까. 여론은 이빠이 찬성입니다^^; ” (국방부 열린게시판 박범준)

“오랜만에 시원한 얘기를 들으니 속이 시원하네요.우리 바다건너 쪽바리 놈들 쓸어 버립시다! ”(국방부 열린게시판 송태석)

그러나 국방부는 11일 이런 보도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대 파견은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지금의 경찰 배치는 국내 치안목적임을 과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 국방장관은 어제 ‘군대 파견’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방부, “군대 파견은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인정하는 꼴”

국방부 게시판에는 비슷한 우려를 전한 의견도 올라왔다.

“독도에 군대를 파견하면 안됩니다. 독도에 군대를 파견하게 되면, 분쟁지역으로 우리가 인정하는 것이고 그러면 국재사법재판소에서 내리는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도가 우리땅이긴 하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를 하였기 때문에, 지금 계속 우리나라의 심기를 건드리는 공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인정하게 해서, 그곳이 누구의 영토인지 헷갈리게 하는 수작입니다. ” (국방부 열린게시판 韓國人)

독도 문제에 대한 언론들의 잇단 선정적 보도는 독도 문제의 해결을 돕기보다, 일본이 원하는 대로 독도 문제를 영토분쟁의 현안으로 부각시키는 결과에 말려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한길과 정반대…한국사 스타강사 강민성 “부끄럽다” 1.

전한길과 정반대…한국사 스타강사 강민성 “부끄럽다”

[속보] 윤석열 쪽, 법원에 구속 취소 청구서 제출 2.

[속보] 윤석열 쪽, 법원에 구속 취소 청구서 제출

아내 떠나보낸 구준엽 마지막 키스…“울음소리에 가슴 찢어져” 3.

아내 떠나보낸 구준엽 마지막 키스…“울음소리에 가슴 찢어져”

1심 뒤집고 무죄 송철호·황운하…재판부 “청탁 직접 증거 없어” 4.

1심 뒤집고 무죄 송철호·황운하…재판부 “청탁 직접 증거 없어”

황운하·송철호 무죄…‘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1심 뒤집혀 5.

황운하·송철호 무죄…‘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1심 뒤집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