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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적게 먹고 또래들과 놀이 91살 나이에도 ‘짱짱’해요

등록 2006-09-27 19:31수정 2006-09-28 09:56

소식과 생식, 그리고 ‘함께하는 삶’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는 구은애 할머니가 27일 오전 서울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노인 건강관리 체험수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소식과 생식, 그리고 ‘함께하는 삶’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는 구은애 할머니가 27일 오전 서울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노인 건강관리 체험수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노인건강관리 체험수기 공모전 대상 구은애 할머니
6년전부터 양로원서 생활 새벽 4시 기상 체조로 시작
화단 풀도 뽑고 꽃 가꾸고 남는시간? 요가 게이트볼…
하루 해가 짧죠 3년전 생식…몸도 가뿐
텔레비전 속에서 만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인들은 대개 대가족을 거느린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때문인지 양로원 등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노인들의 일상이 우울할 것이라는 편견이 은연중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함께 나이 들어가는 노년’은 오히려 건강했다.

올해 91살인 구은애 할머니는 아직도 허리가 꼿꼿하다. 눈이 침침해져 돋보기가 친구가 되고, 전화 수화기 너머 소리가 예전처럼 선명하진 않지만 아흔 넘은 나이에도 구씨는 그 흔한 혈압약 하나 챙겨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짱짱하다.

그는 6년 전 자원봉사를 하는 딸과 함께 경북 문경시에 있는 무의탁 노인을 위한 무료 양로원 ‘효도마을’로 온 이후 또래 노인들과 어울려 젊은 시절만큼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바깥이 어스름한 새벽 4시에 일어나 ‘새천년 건강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구씨는 “몸이 뻣뻣해 젊은 사람처럼 잘 하지는 못해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다”고 말했다. 혼자 밥상을 받는 대신 마을 식당에서 노인들과 어울려 대화가 가득한 식사를 하고, 낮에는 삼삼오오 모여 화단에서 풀을 뽑거나 꽃을 가꾼다.

남는 시간에는 이곳의 노인 50여명과 어울려 요가와 게이트볼, 사물놀이 등을 즐긴다. 이 때문에 새벽 4시에 일어나는데도 하루 해가 짧다. 구씨에겐 노인의 가장 큰 고통이라는 ‘무위고’가 찾아올 틈이 없다.

구씨는 효도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고참’이지만 젊은 자원봉사자들 못지않게 에너지가 넘친다. 이곳의 자원봉사자 배연자(59)씨는 “구씨가 마을 앞 화단 정리를 하는 날이면 잡초들은 각오를 해야 한다”며 “손 가는 자리마다 어찌나 깨끗이 정돈이 되는지 다들 놀란다”고 말했다.

젊어서부터 밥 한 공기 이상은 절대 먹지 않을 정도로 소식을 해온 구씨는 3년 전부터는 세끼 식사를 생식으로 하기 시작했다. 이곳의 자원봉사자들이 밭에서 다양한 채소를 재배하기 때문에 천연 유기농 식품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아침·점심에는 당근·감자와 각종 과일을 갈아 곡물과 섞어 죽처럼 마시고, 저녁에는 달걀노른자에 포도즙을 타 잣과 함께 먹는다. 구씨는 “생식 덕분에 몸이 가뿐해졌다”고 말했다. 생식의 효과도 톡톡히 봤는데 2년 전 담석 수술을 받을 때는 의사로부터 “이 나이에 이렇게 속이 깨끗하신 분은 드물다”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다. 의사는 죽을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수술 후에도 몰래몰래 생식을 고집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았다. 20일 만에 회복해 병원을 나섰다. 의사도 “그 나이에 그렇게 빨리 퇴원하는 게 쉽지는 않다”며 놀랐을 정도란다.

구씨는 이곳에서의 생활을 담은 수기를 써 27일 ‘사단법인 부모효도하기 운동본부’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제1회 노인 건강관리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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