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카타르·스위스 등 협상 거부”
한국 외엔 대부분 결렬·연기…철저 준비 해야
한국 외엔 대부분 결렬·연기…철저 준비 해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했던 나라들이 미국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협상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특위 위원인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18일 “각국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진행하던 대부분 나라가 미국의 지나친 요구 때문에 협상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미국은 현재 공식적으로 한국, 말레이시아, 타이, 아랍에미레이트, 파나마와 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국을 뺀 나머지 나라들과의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미자유무역협정(FTAA) 대상 34개국, 카타르, 스위스, 남아프리카 관세동맹(SACU) 대상 5개국, 안데안코뮤니티(CAN) 대상 4개국은 미국과의 에프티에이 협상을 중단하거나 개시조차 못함으로써 사실상 좌초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카타르는 지난 4월 ‘미국이 지나친 선결조건을 요구한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스위스는 미국이 모든 농산물에 대한 개방을 요구하자 협상을 중단했다. 미주전역 34개국가를 대상으로 한 전미자유무역협정(FTAA)은 애초 2004년 초를 타결 목표로 삼았으나 미국식 FTA에 대한 반발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과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 남아공, 보츠와나, 나미비아, 레소토, 스와질렌드)은 2003년 말에 협상을 시작했으나 지적재산권 문제로 사실상 협상이 중단됐다. 지난 3월 협상을 시작한 말레이시아는 양쪽 협상안이 만족스러울 때까지는 결론을 서두르지 않기로 최근 동의했다. 타이는 에프티에이 반대 운동과 정치불안 때문에 협상이 열리지 못하고 있으며, 현 과도정부는 차기 선거 이후 신정부 구성 때까지 협상을 연기했다. 아랍에미레이트는 두바이 기업의 미국항만 소유 금지 문제 등으로 지난 4월 5차 협상 이후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심 의원은 “미국과 에프티에이를 추진하는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미국의 지나친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데 비해 한국만 미국 요구에 밀려 협상 타결을 서두른다면 결국 국익을 크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협상을 중단하고 철저한 준비와 국내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