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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국의 보수는…‘돈’ 무기로 정책결정 좌우

등록 2006-09-15 07:53

“우리편 뽑자” 대선 총력전
자금-두뇌집단-전파 분업
이익집단 변신 영향력 키워
미국에서 보수주의의 성장과 세력화는 1960년대 베트남전 반대와 민권운동의 확산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됐다. 이어 70∼80년대 교회 등을 통해 기층조직을 다지고 대중적 기반을 쌓았다. 신보수주의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공화당의 연이은 집권으로 미국의 핵심 지배세력으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미국 보수세력의 성장 과정에선 ‘돈’을 빼놓을 수 없다. 보수적 이념과 정책을 생산하는 싱크탱크와 유권자를 움직이는 각종 단체의 급격한 확산에는 자산을 수억달러씩 보유한 보수 성향 재단들의 기여가 크다. 지금은 돈과 정책, 조직의 분담 구조도 자리를 잡았다. 브래들리재단과 같은 자금후원기관은 보수적인 싱크탱크에 돈을 지원한다. 헤리티지재단, 후버연구소 등은 공화당은 물론 보수 언론, 단체, 교회 등에 이념과 정책을 제공하는 구실을 한다. <폭스 뉴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보수 미디어는 이를 대중에게 전파·확산시킨다. 미국보수주의자연합, 전국납세자연합, 미국가족협회 등의 보수단체와 ‘포커스 온 더 패밀리’ 등과 같은 교회단체는 선거 때 유권자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국정치연구회 이나미 연구위원은 “미국의 보수세력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보수단체와 교회, 전문가·학자그룹이 역할을 나눠 똘똘 뭉쳐 왔다”며 “한국의 뉴라이트 진영도 이런 방식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북한 문제나 한-미 관계 등에서 집중적으로 표출되는 우리와 달리 인종문제·세금·가족에 대한 가치 등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미국의 교회와 보수단체들은 주로 세금이나 가족과 관련된 사안으로 조직화되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들어가면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는데, 대체적으로 보수진영은 증세를 통한 복지 확충, 안락사, 낙태 등을 반대한다. 경제영역에서는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외교정책에서는 인권과 미국의 가치를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주로 의회나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알리고 설득하며, 대중들은 전자우편이나 편지를 통해 정치인에게 압력을 행사한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가 생산하는 정책보고서는 주요 정책결정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 1990년대까지 헤리티지재단은 당시 레이건 정부 대외정책의 길잡이가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부시 정부에 6자회담과 관련한 ‘독촉과 집중’이라는 내부보고서를 제출해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하상응(37·정치학) 박사는 “미국 사회운동에 있어 여론보다는 이익집단의 활동이 훨씬 중요하게 평가받는다”며 “교회나 보수단체가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이익집단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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