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산 인정도 반덤핑 완화도 반대 재확인
FTA 3차협상 난항 예고
FTA 3차협상 난항 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미국 시애틀에서 6일(현지시각) 시작된 가운데 미국 쪽이 우리의 최대 관심사인 반덤핑 완화,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 모두 강경한 반대 뜻을 재확인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 협상단에 따르면 미국 쪽은 정상가 아래로 수입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반덤핑관세, 정부 보조금을 받은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상계관세 등 무역구제와 관련해 세이프가드를 빼고는 어떤 문제도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제품 수입이 급증했을 때 수입량 제한하거나 관세를 인상하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법(TPA법)에서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할 때 기존 무역구제조치법을 훼손하지 말라고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협정문 초안에서 무역구제분야 제목을 아예 ‘세이프가드’로 명시하고 있다. 무역구제 분야는 우리의 수출기업들이 크게 기대하고 있는 분야다. 미국이 그동안 반덤핑조처 등을 남용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우리 쪽은 애초 반덤핑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의 반덤핑 관련법을 개정하는 것을 협상의 주요 목표로 삼았다. 김종훈 우리 쪽 협상단 수석대표는 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쪽에 좀더 진지한 자세를 촉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봐 관세를 철폐해주는 문제와 관련해 “한-미 협정은 미국 상품과 한국 상품 사이의 문제로, 이에 대해선 어떤 유연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김종훈 대표는 이에 대해 “미국도 역외가공을 인정한 경우가 있다는 등의 논리를 제시해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이 경쟁분야 협정문에 ‘우리나라 재벌에 대해 경쟁법(반독점법·공정거래법)이 적용된다’는 규정을 명시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는 기업집단(재벌)에 대해 오히려 역차별이 있을 정도로 공정거래법상 규제하고 있다”고 미국 쪽에 반박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6일 오전(한국시각 7일 새벽)에 3차 협상을 시작해 농업, 상품, 금융 등 14개 분과에서 본격적인 밀고당기기 싸움을 벌였다.
시애틀/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